산행기록/일반산행후기

수종사-운길산-적갑산-예봉산-예빈산 산행기록

너울의 산장 2022. 1. 29. 12:28

▶ 겸재 정선 경교명승첩 [독백탄] ◀

독백탄(獨柏灘)

정선이 한강 부근의 명소들을 그린 <경교명승첩>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이다. 독백탄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 지명인데, 탄은 ‘여울’이란 뜻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전경이라 추측한다. 물 안으로 밀고 들어온 긴 섬이 중앙에 가로 놓여 남한강과 북한강을 갈라 놓았다. 배를 타고 조그만 섬에 간 두 사람이, 섬 꼭대기에 있는 소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그렸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출처 : 다음백과]

"지난 호(號)에 실은 녹운탄처럼 독백탄이라는 곳은 지도나 문헌 어디에도 없다. 요즈음의 지명으로 살피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치는 두물머리(兩水頭, 二水頭) 앞 두 물길이 합쳐 여울지던 그곳이었다. 지금이야 팔당댐이 물길을 가두어 잔잔한 호수가 되었지만 돌과 바위 바닥에 물결이 부딪쳐 사나운 곳이었다 한다. 그 시절 이 여울의 이름은 병탄(並灘)이었다. 두 물길이 어우러져 흐르는 여울이라는 뜻이었다."[출처 : 문화경제, 겸재 그림 길 간다]


♧ 산행일자 : 2022.01.25. (금)


♧ 산행코스 : 운길산역-(2.8)-수종사-(1.3)-운길산-(3.0)-새재고개/적갑산 삼거리-(1.3)-적갑산-(1.7)-예봉산-(0.7)-율리봉-(1.5)-예빈산(직녀봉)-(0.5)-견우봉-(1.4)-팔당유원지  // 도상거리 14.0 km, 7시간 6분(식사, 휴식시간 포함)


※ 산행세부일정
○ 08:30 : 운길산역

○ 09:18 - 09:37 : 수종사

09:53 : 절상봉(522m)
○ 10:14 : 운길산(610m)

○ 11:38 : 새재고개오거리갈림길 안부

○ 11:46 : 463.4봉(삼각점 있음)

○ 11:47 : 새재고개/적갑산 삼거리

○ 12:25 : 적갑산(560m)

 12:43 : 활공장

○ 12:55 : 철문봉

○ 13:10 : 예봉산(683m)

○ 13:32 : 율리봉

  - 470봉

○ 14:05 : 율리고개

  - 우 : 팔당역, 직진 : 예빈산

○ 14:31 : 예빈산(직녀봉)(590m)

○ 14:43 : 견우봉

 15:36 : 팔당유원지 입구 도착 산행종료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이해서 근교산행으로 수종사로 향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문화경제신문에 이한성님이 연재한 "겸재 그림 길 간다" 독백탄 연재기사를 읽고 문득 오랫만에 다산 정약용 선생, 초의선사 등 옛 어르신들이 걸었던 길을 한번 걷고 싶었습니다.

 

이른 새벽...

집을 나서서 분당에서 9403번 버스를 타고 잠실역으로 가서 7번 출입구 버스정류장에서 1670번 광역버스를 타고 덕소에서 내렸습니다.

덕소에서 산행준비를 마친 후 중앙선을 타고 운길산역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합니다.

 

▶ 운길산역 ◀

오랫만에 운길산역에 내렸습니다.

예전에는 팔당에서 예빈산 또는 예봉산을 올라 적갑산을 거쳐 운길산역으로 내려서서 장어를 먹곤 했었는데...

운길산역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은 아주 오랫만입니다.

 

아침 8시 20분경 운길산역에 도착해서 화장도 고치고...

8시30분이 다되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 수종사 가는 길.. ◀

운길산역을 나와 우측 도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여전히 이곳에는 장어식당들이 눈에 띕니다.

저 멀리 운길산 정상부가 눈에 들어오는데 운무가 자욱하네.....

오늘도 멋진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 나무계단으로 오르다 ◀

당초에는 아무 생각 없이 포장도로를 따라 수종사로 가려했는데...

저 앞에 나무데크계단길이 보입니다.

무엇인지 궁금해서 데크계단으로 향합니다.

 

▶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정 ◀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정이라는 정자를 세워놓았습니다.

이곳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에서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렸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정자를 지었다고 합니다.

조금더 진행하자 수종사로 향하는 포장도로와 만났습니다.

 

▶ 운길산 수종사 일주문 ◀

운길산역에서 약 48분 정도 지나서 운길산 수종사 일주문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눈 예보가 있기는 했는데 새벽에 이미 눈이 내렸습니다.

수종사 오름길에서 바라본 강변마을 풍경이 아주 평화롭기만 합니다.

 

▶ 홍현주 作 수종시유첩 中 수종사, 종이수묵 출처 : 법보신문 ◀

위 사진은 홍현주라고 하는 어르신이 그린 수묵화라고 합니다.

그림에서 말을 타고 두분이 수종사를 오르고 있습니다.

 

산아래에서 능선을 따라 수종사에 이르는 능선모습이 아주 지금의 모습과 유사한 듯 합니다.

 

"그림을 그린 홍현주는 영명위(永明尉), 즉 정조의 큰 사위입니다. (중간생략)
1831년 10월16일 홍현주가 정약용을 찾아와 수종사에 함께 가자고 해 다산과 두 아들 학연, 학유, 그리고 마침 정약용을 찾아온 초의선사까지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미 70세인 정약용은 노쇠해 따라가지 못했고 산 초입에서 포기합니다. 늘 내 집처럼 오르던 수종사를 오르는 것도 힘이 부치는 나이가 된 것입니다. 이때 속상하고 쓸쓸한 심정을 시로 남겨놓았습니다.

‘북쪽 산비탈 일천 굽이를 부여잡고 올라가/ 동화의 만곡 티끌을 맑게 씻고자 하나/ 이 같은 풍류놀이에 따라가기 어려워/ 백수로 읊으며 바라보니 마음 진정 슬퍼라/’

운길산 아래에서 정약용이 쓸쓸한 시를 짓고 있을 때 정학유, 초의선사, 홍현주는 수종사에 올라 차를 마셨고 이 시절 만남과 오고간 문장들을 모아 ‘수종시유첩’을 만들어 간직하게 됩니다. 다산과 홍현주, 박보영, 이만용이 서문을 썼고, 홍현주는 그림을 그려 운길산의 모습과 유람 정황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림에서 말을 타고 오르는 인물은 바로 홍현주 자신으로 이해됩니다. 이때 홍현주와 초의선사의 교유는 유불간의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 한국 차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만남입니다. 차를 좋아하지만 다도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홍현주가 초의선사에게 다도에 대해 질문했는데 이 질문이 초의선사가 ‘동다송(東茶頌)’을 저술하게 한 동인입니다."[출처 : 법보신문]

 

▶ 수종사에 들어서다 ◀

수종사 일주문을 지나서 지난 번 덕유산 산행 때 백련사 하산길에 보았던 계단 2기를 이곳에서도 만났습니다.

이어 더 올라가면 거대한 부처님 석상을 뵈옵고 수종사로 들어가는 불이문을 만납니다.

불이(不二), 즉 진리가 둘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불이문 뒤로는 수종사로 이어지는 돌계단입니다.

 

▶ 수종사 경내 ◀

불이문을 거쳐 계단을 올라 해탈문을 지나면 수종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이른 아침...

말 그대로 조용한 산사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곳을 찾은 중생들에게 차공양을 하는 삼정헌도 굳게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종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물(水)이다.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가 즐겨 찾았다는 사찰에는 ‘삼정헌(三鼎軒)’이라는 다실이 있다. 평소에는 절의 석간수로 우려낸 녹차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차 맛을 볼 수는 없었다. 대신 사찰 입구에 있는 약수로 아쉬움을 달랬다. 운이 좋으면 수종사에 올랐다가 560년 전 세조처럼 운길산에 울려 퍼지는 타종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출처 : 서울경제신문]

 

▶ 수종사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

흐리지만 다행이도 이곳에서 한강의 모습이 조금은 보입니다.

수종사에서는 절상봉을 거쳐 운길산으로 오를 예정입니다.

 

"수종사는 왕명에 의하여 중창된 사찰이다. <수종사중수기>, <봉은사본말사지>에 의하면 1459년에 세조가 이 곳에 행차했을 때, 암굴 속에서 18나한상을 발견하였고, 바위틈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렸다 하여 수종사(水鐘寺)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수종사에는 1439년에 세워진 사리탑(舍利塔)이 있다. 사리탑의 옥개석 낙수면에 명문이 남아있어 1439년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성보는 이 사리탑에 봉안되었던 사리장엄구로 1439년 탑을 건립할 당시 봉안되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그 가치가 뛰어나다."[출처 : 불교신문]

 

오랫만에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주시네요!!! "묵언"

말을 삼가하고 절제하라는 정도로 이해하겠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말을 절제해야하겠지요!!!

 

수종사의 보호수 은행나무는 여전히 안녕하시군요!!!!

 

▶ 절상봉으로 향합니다 ◀

수종사에서 은행나무를 지나면 바로 운길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오르면 절상봉을 거쳐 운길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수종사를 뒤로하고 다소 가파른 오름길로 절상봉으로 오릅니다.

 

▶ 절상봉 ◀

수종사에서 16분 지나서 절상봉에 올랐습니다.

이곳 정상부에서도 한강 뷰가 보이는 곳인데......

아쉽게도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요 ㅜㅜㅜ

 

"겸재의 독백탄에도 그려져 있고 사진 1에서도 보듯이 운길산은 주봉(主峰: 610m) 옆에 또 하나의 봉우리가 있다. 수종사는 이 봉우리 아래에 있으니 수종사의 주산(主山)은 이 봉우리인 셈이다. 겸재의 독백탄에도 이 봉우리 아래쪽에 수종사가 그려져 있다. 그동안 없던 이 봉우리에 정상석이 새로 섰다. 한글로 ‘절상봉 522m’라 했는데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절(寺) 뒷봉 정상이라 붙인 이름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출처 : 문화경제, 이한성님 '겸재 그림 길']

 

▶ 운길산 ◀

절상봉에서 21분 지나서 운길산 정상에 오릅니다.

아주 너른 데크가 설치된 운길산 정상에 사람 흔적이 1도 없습니다.

당연히 정상에서의 조망도 기대할 수 없구요 ㅠㅠ

 

▶ 운길산 전망대 이모조모 ◀

아쉽지만 운길산 정상에서 정상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예봉산도 보이고 양수리방면 강변도 조망된다는 안내도인데....

오늘은 사진으로만 ....

 

운길산(雲吉山)에서 ♣

                            -  글  정웅

구름雲 길할吉,
흩어지나 싶으면
다시 모이고,
또 흩어지며 노니는
운길산(雲吉山),

어디가 절[寺]인가?
물[落水]소리인 듯
종(鍾)소리인들, 아무렴
수종사(水鍾寺),
 
산허리 돌고, 또 돌아
저기, 저 아래
물안개 오르면
두물머리[二水頭] 나루
감싸고 도는,

요요(窈窈), 너는 누구인가?
태초에 말이 없었나니

 

▶ 하산길이 미끄럽습니다 ◀

운길산 정상아래 바위지대 하산길이 아주 미끄럽습니다.

조심 조심...

방심했다가는 한방에 훅 갑니다.

 

▶ 앞서간 이는??? ◀

눈이 살짝 쌓인 등산로에 앞서간 이는 고라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물 발자욱만 나 있습니다.

평일이고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서 그런지 아주 운길산 등산로가 아주 쓸쓸합니다.

 

▶ 쓰러진 나무들... ◀

저 녀석들은 왜 허리가 잘려 저렇게 너부러져 있는 건지???

지금 이시간 쓸쓸한 운길산 등산로를 오직 저 녀석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운길산부터 적갑산까지는 한 동안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능선길을 걸어야 합니다.

 

▶ 선택의 순간.. ◀

선택의 순간...

좌로 가면 85m, 우로 가면 60m랍니다.

당연히 우측으로 갑니다.

 

▶ 새재고개/적갑산 오거리 안부 ◀

운길산에서 약 1시간 24분 지나서 새재고개와 적갑산 오거리 안부로 내려섰습니다.

우측으로 진행하면 새재고개, 좌측으로 내려서면 지도상 새우젓고개...

주말이면 이곳에서 쉬어 가는 산님들로 북적이는 곳인데....

 

"적갑산 능선길을 내려와 운길산 능선길로 접어드는 안부가 고개4거리인데 여기에서 남쪽 계곡 길을 내려오면 조곡(鳥谷)골을 지나 운길산역에 닿는다. 이 남쪽 고갯길을 언제부터인가 새우젓고개라 부르고 있다. 반면 고개사거리 북쪽 길로 잠시 가면 천마지맥의 적갑산 능선과 갑산 능선이 이어지는 안부가 있는데 이 고개는 새재고개라 부르고 있다.

그 길로 내려가면 도심역으로 향한다. 한편 옛 지도를 보면 이 위치쯤 되는 곳의 고개 이름을 시유치(時踰峙)로 표기하고 있다. 이제는 이 지역에 이런 이름의 고개가 없으니 의미나 유래를 알기는 어렵다. "[출처 : 문화경제, 이한성님의 '겸재 그림 길]

 

▶ 463.4봉 ◀

오거리 갈림길 안부에서 맞은 편 봉우리를 오릅니다.

약 8분 정도 지나 정상에 올랐습니다.

삼각점이 있는 지도상의 463.4봉입니다.

 

▶ 새재고개 삼거리에서 쉬었다 가다 ◀

463.4봉에서 채 1분 지나 적갑산/새재고개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당을 보충하고 적갑산으로 향합니다.

우측으로 진행하면 새재고개로 갑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고개입니다.

적갑산은 예서 11시 방향으로 직진하여 진행합니다.

 

▶ 적갑산 가는 길에... ◀

주변 조망을 보여주지 않으니 ㅜㅜ

이렇게 눈꽃 모습만 눈에 담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진짜 고물이지만 예전에 목에 걸고 다니던 데세랄 카메라가 조금은 그립습니다.

아무리 핸드폰카메라로 아웃뽀커싱 흉내를 내려고 해도 제 능력으로는 잘 안되네요....

 

능선에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 거이 빙화가 되어가는 녀석들도 조금 보입니다.

 

▶ 적갑산 가는길... 눈꽃 2 ◀

운길산에서 새재고개삼거리까지 온 후 새재고개삼거리에서 적갑산 방향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능선이 휘어지자 능선바람이 거세어 졌습니다.

엄청 귀도 시렵고 춥지만 덕분에 이렇게 이렇게 눈꽃의 모습을 볼 수가 있군요!!!!

그 나마 오늘 산행에서 이것이라도 건져서 아주 다행입니다.

 

▶ 적갑산(560m) ◀

새재고개/적갑산 삼거리에서 약 38분 후 적갑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본디 이곳 능선길에서는 간헐적이나마 운길산 쪽 모습과 팔당호 방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눈꽃과 함께 했습니다.

 

▶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

적갑산에서 다시 18분 후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도착했습니다.

모... 예상은 했지만 조금 허무하군요 ㅠㅠ

 

이곳이야말로 팔당호방면 조망으로 아주 유명한 곳인데 ㅜㅜㅜㅜㅜ

 

▶ 철문봉 ◀

아쉬운대로 2010년 9월 23일 산행 때 남겼던 사진 두장을 빌려옵니다.

이어 활공장에서 12분이 지나서 철문봉에 도착합니다.

 

다산 선생님께서 형제분들과 이곳에 올라 학문을 논하셨다는 바로 그곳입니다.

 

"여기에서 산길을 북으로 방향을 잡아 종주길로 접어들면 억새밭 지나 철문봉(喆文峰)이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목민심도’란 길 이름을 붙여 놓았다. 설명판 내용인즉 “목민심도란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저술한 문헌 ‘목민심서’를 본따 만든 용어로, 백성을 생각하던 정약용의 마음을 일깨우며 걸어보라는 의미이다. 이곳 철문봉은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에서 집 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文)의 도를 밝혔다(喆)하여 철문봉이란 명산이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나? 다산은 산에서 책 읽는 소리를 듣고 세상에 멋있는 소리라 했다.

賦得山北讀書聲 : 산 북쪽 책 읽는 소리 듣다
天地何聲第一淸 천지간 무슨 소리가 가장 맑을까
雪山深處讀書聲 눈 쌓인 깊은 산속 글 읽는 소리
仙官玉佩雲端步 신선이 패옥 차고 구름 끝을 거니는 듯
帝女瑤絃月下鳴 천녀가 달 아래서 거문고를 타는 듯
不可人家容暫絶 사람 집에 잠시라도 끊겨서는 안 되는 것
故應世道與相成 그래서 세상 도리와 함께 이룩될 일
北崦甕牖云誰屋 북쪽 산등성이 오막살이 그 뉘 집일까
樵客忘歸解送情 나무꾼도 돌아가길 잊고 정취를 풀었다네"[출처 : 문화경제, '겸재 그림의 길 독백탄]

 

▶ 예봉산으로 향합니다 ◀

이제 철문봉에서 예봉산으로 향합니다.

철문봉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억새밭을 지나는데 오늘 처음 이곳에서야 비로소 식사를 하는 4명의 산객들을 만났습니다.

 

▶ 예봉산(683m) ◀

철문봉에서 15분 지나 예봉산에 올랐습니다.

이곳 정상에는 강우레이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은 것이 저 강우레이더가 없었을 때였으니 정말 오랫만에 이 산을 찾았군요....

 

"운길산에서 적갑산(560m), 철문봉(630m) 등을 지나면 역시 수도권의 명산 예봉산(683m)으로 연결된다. 조선시대 경기 동부, 강원 중북부 선비들이 한양으로 갈 때 임금이 사는 도성을 향해 신하로서 예를 표해 예봉(禮峰)이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길산~예봉산 능선에는 아련한 역사의 숨결이 여기저기 스며 있다."[출처 : 서울신문 '도시와 산']

 

▶ 율리봉 가는길... ◀

이제 예봉산에서 예빈산으로 향합니다.

일단 예봉산 정상에서 율리봉으로 가려면 기상레이터 옆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이곳에도 눈이 제법 쌓여서 내려가는 길이 조심스럽습니다.

 

▶ 율리봉 ◀

예봉산에서 약 22분 후 율리봉에 도착했습니다.

정상부에 특별한 정상석이나 표지목은 없고 저렇게 직녀봉/조동마을 이정표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곳에서는 예빈산(직녀봉) 방면으로 진행합니다.

율리봉 정상을 내려서는 바위지대가 아주 미끄럽습니다.

 

"정약용 형제들이 여유당에서 철문봉까지 올랐다면, 여유당 뒤쪽 능선을 따라 지금의 예빈산을 넘어 율리봉과 예봉산 정상을 거쳐 철문봉에 이르렀을 것이다. 산꾼들은 그래서 이 능선을 ‘다산 능선’이라고 부른다."[출처 : 아주경제]

 

그 시절 변변한 등산장비도 없었을 것이고 등산로도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거칠었을 것인데 다산 선생님 형제분들은 어떻게 이곳을 거쳐 철문봉까지 다녔을까요???

 

▶ 바위지대를 벗어나서.. ◀

율리봉에서 바위지대를 벗어나서 다시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쉼터가 있는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주인 없는 빈의자가 너무 쓸쓸해서....

 

▶ 율리고개 ◀

율리봉에서 약 33분 지나서 율리고개로 내려섰습니다.

고개 직전 능선길에서 온갖 풍상을 겪은 고사목 녀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허리가 부러진 채로....

 

이곳 율리고개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면 팔당역으로 내려설 수 있습니다.

저는 일단 견우봉까지 갔다가 하산길 상황을 보고난 후 여의치 않으면 이곳으로 되돌아와 팔당역으로 하산하려고 합니다.

 

▶ 예빈산 보호소나무 ◀

율리고개에서 직녀봉으로 향하는 오름길...

예빈산의 명품 보호소나무를 만났습니다.

직녀봉 오름길에는 낙옆이 많이 쌓여 있어 아주 아주 미끄럽습니다.

 

▶ 밧줄을 잡아야 하나??? ◀

예빈산 직녀봉 직전 바위지대...

밧줄을 잡고 아주 조심스럽게 오릅니다.

 

이곳에도 등산로 곳곳에 눈꽃이 피어 있습니다. 

 

▶ 예빈산 직녀봉 ◀

율리봉에서 1시간, 예봉산에서 1시간 20분 정도 지나서 예빈산 직녀봉에 올랐습니다.

실질적으로 직녀봉이 예빈산 정상입니다.

 

이제 이곳에서 팔당댐 방향으로 직진하여 조금 더 이동하면 견우봉에 오르게 됩니다.

 

"조선 시대 옛 지도들을 보면 이 구역의 산은 예빈산(禮賓山)이 전부였다. 운길산 구역으로 오면 운길산(雲吉山, 水鐘寺山)과 조곡산(鳥谷山)이 있을 뿐이다. 지금의 예빈산과 예봉산은 모두 예빈산으로 불렸다. 지금의 직녀봉(예빈산)은 예빈산의 동봉, 예봉산은 예빈산의 서봉 정도로 여긴 것이 조선 시대의 인식이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철문봉과 적갑산도 달리 명칭이 없으니 예빈산의 한 봉우리로 여겼으리라. 왜 이 산들이 모두 예빈산이었을까? 옛 지도에는 그 답을 알 수가 있는 힌트가 있다. 예빈산 기록 옆에는 어김없이 의정부시장(議政府柴場)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 (중간생략)....  예빈시는 사신, 종친 등 손님 맞이와 궁중연회를 책임진 부서였다. 출근하는 의정부 삼정승 등의 식사도 책임진 부서였다. 그러다 보니 예빈시는 의정부 옆에 자리잡았다. 예빈시는 땔감이 많이 필요했다. 이런 예빈시의 땔감 공급처(시장: 柴場)가 바로 이 산이었으니 자연히 그 이름도 예빈산이 되었다. 참고로 강 건너 검단산은 군기시(軍器寺)의 시장(柴場)이기도 하였다."[출처 : 문화경제, 이한성님의 '겸재 그림 길]

 

▶ 견우봉 ◀

직녀봉에서 약 10분 정도 지나서 견우봉에 도착합니다.

한강 일몰 조망터라고 하는 곳인데....

오늘은 영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으니 ㅉㅉ

다음 날 다시 오라는 야그이겠지요....

 

"조선 말기가 되면서 예빈산의 큰 봉우리가 슬그머니 예봉(禮奉)으로 기록되더니 일제강점기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나 조선지형도 등에는 아예 예봉산(禮峰山)으로 독립하여 버렸다. 아쉬운 것은 해방 후에 일제의 자료가 여과없이 그대로 대한민국 지도로 굳어지니 이 지역 산의 주산(主山)은 예봉산(禮峰山, 683m), 곁다리 산은 예빈산(禮賓山, 590m)이 되었다. 더욱 이상한 일은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 의해 그나마 예빈산이라는 이름도 주봉은 직녀봉, 작은 봉은 견우봉 표지판이 점령해 버리니 아아, 예빈산 산신령님은 아연실색(啞然失色)을 하고 계실 것이다. 이렇게 예빈산 신령님은 안방을 내어주고 건넌방 신세가 된 후 이제는 행랑채 신세가 되었다."[출처 : 문화경제, 이한성님의 '겸재 그림 길]

 

▶ 하산길을 어디로 ??? ◀

견우봉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디로 하산할까?????

 

오늘 산행에서 눈에 뵈는 것이 별로 였으니 뚱4녀석들이 맛집으로 소개했던 팔당호 주변 맛집을 들러 쇠주나 한잔하고 가기로 결정!!!!!

 

이곳에서 팔당유원지로 하산합니다. 

팔당유원지까지는 1.4km.

거리가 짧은 대신 아마 그냥 내리꽃을 것 같은데 ...

 

▶ 팔당유원지 하산길은???? ◀

견우봉에서 팔당유원지로 하산하는 길은 거리가 짧은 대신 아주 급격한 내림길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조금 고도를 낮추니 눈이 없어 미끄럽지는 않군요!!!!

 

저 멀리 오른편에 비로소 예봉산의 모습이 여렴풋 나무 사이로 보입니다.

 

▶ 이제 조금 뭘 보여주네 ㅠㅠ ◀

산을 다 내려오자 비로소 몬가 보이는 것이 있군요 ㅎㅎ

능선에서는 눈이 내렸지만 이곳에는 살짝 비를 뿌린 듯 합니다.

한강 맞은편 검단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 팔당유원지 입구 ◀

견우봉에서 약 50분 지나 팔당유원지입구로 하산했습니다.

아마도 이 코스가 가장 빨리 하산하는 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산행을 마무리하고 뚱4가 자랑했던 맛집으로 이동합니다.

 

▶ 나홀로 뒷풀이를 마치고... ◀

방송을 탓던 맛집에서 초계국수와 만두로 홀로 뒷풀이를 가졌습니다.

초계국수는 뚱4 말대로 Good!!

동치미 육수인지는 잘 모르나 묘하게 찬 육수와 국수면발이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하지만 만두는 좀 아니다 싶습니다.(개인적 의견임)

 

▶ 팔당역으로.. ◀

삭사를 마치고 도보로 한강변을 따라 팔당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팔당역에서 전철을 타고 덕소역으로 그리고 덕소역에서 아침과 반대로 1670번 버스를 타고 잠실...

그리고 9403번을 갈아타고 성남 집으로 귀가하여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적갑산 가는 길에 만난 눈꽃 ]☜

우연한 기회에 경재 정선 어르신의 독백탄에 관련된 기사를 읽고 아주 오랫만에 옛 선인들이 걸었을 법한 다산능선길을 한번 걸었습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 호기심이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하겠지요....

 

비록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아 아름다운 독백탄의 풍광은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옛 선인들의 발자취가 있는 산행길을 좀더 찾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겨울엽서 ♣


                    글   안도현

쫓겨난 교문 밖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습니다
그대의 하늘 쪽을 바라보는 동안
이 엽서에 퍼담을 수 없을 만큼
눈이 내렸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만 쓰려고 했습니다
눈 덮인 학교 운동장을
맨 먼저 발자국 찍으며 걸어갈 아이를
멀찍이 뒤에서 불러보고 싶다는 말은
정말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랑이여
그대와 나를 합하여
우리라고 부르는 날이 올 때까지는
나는 봄도 기다리지 않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