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의 산장 2022. 8. 24. 18:05

 

 

♣ 가을편지 ♣

 

                            -  글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 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 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 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