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일반산행후기

양양 설악산 오색분소-대청봉-중청-소청-봉정암-오세암-영시암-백담사 산행기록

너울의 산장 2023. 10. 12. 09:31
♧ 소청 가는 길 ♧

♧ 산행일자 : 2023.10.01. (일)
♧ 산행코스 : 오색분소-대청봉-중청-소청-봉정암-오세암-백담사  // 거리 18.3km, 9시간 46분(식사, 휴식시간 포함)

※ 산행세부일정

○ 00:15 : 복정역 1번 출입구
○ 02:50 ~ 03:00  : 남설악탐방지원센터
-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505-1
○ 03:15 : 안전쉼터 남설악2
○ 03:27 : 안전쉼터 남설악5
○ 03:42 : 안전쉼터 제1쉼터
○ 03:51 : 안전쉼터 OK쉼터
○ 05:00 : 안전쉼터 제2쉼터
○ 05:48 ~ 06:02 : 대청봉(1,708m)
○ 06:15 ~ 06:46 : 중청대피소
- 대피소내에서 약 30분간 취침 후 출발
○ 06:52 : 중청(1,664m)
○ 07:02 : 소청(1,581m)
- 직진 희운각대피소 1.3km, 좌 봉정암 1.1km
○ 07:14 ~ 07:25 : 소청대피소
○ 07:47 ~ 07:59 : 봉정암
○ 08:03 : 석가사리탑
○ 08:45 : 안전쉼터
○ 09:06 : 봉정골갈림길
○ 10:23 ~ 10:31 : 오세암
○ 11:26 : 오세암/봉정암 삼거리
- 구곡담 계곡길 합류지점
○ 11:29 ~ 11:35 : 영시암
○ 12:34 : 백담탐방지원센터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695-1
○ 12:46 : 백담사 셔틀버스탑승장 도착 산행종료

※ 연관산행기록
- 2017년 오색-대청봉-소청-백담사 산행기록 :  https://jungwa686.tistory.com/m/15973198
- 2011년 한계령-귀청-남교리 산행기록 :  https://jungwa686.tistory.com/m/15972419
- 2009년 한계령-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 :  https://jungwa686.tistory.com/m/15971507

가을 설악산을 오늘 찾았습니다.
산행기록을 뒤져보니 마지막으로 설악산을 찾았던 것이 바로 2017년입니다.

안내산악회 산행공지문을 읽어 보니 무려 8개 코스를 선택해서 자유롭게 산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담없는 코스인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른 후 소청에서 백담사로 내려오려고 합니다.

중청대피소에서 컨디션을 봐서 마음이 바뀌면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 하산할 수도 있겠지요.

♧ 남설악탐방지원센터 ♧

오늘 산행 들머리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분소가 있는 남설악탐방지원센터입니다.
한계령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산님들을 한계령에 내려주고 안내산악회 버스가 새벽 2시 50분경 이곳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잠시 기다렸다가 새벽 3시 게이트가 열리자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10월 중순인데 이곳 새벽 기온이 그리 춥지 않군요.
대청봉까지는 5.0km.
해발 400정도에서 시작해서 1700까지 쳐 올려야 합니다.

♧ 제1쉼터 ♧

위낙 초반부터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는 코스이다 보니 지근거리에도 데크쉼터를 많이도 설치해 놓았습니다.
안전쉼터 남설악1부터 남설악5까지 5개 쉼터를 지나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서 약 42분 정도 지나서 안전쉼터 제1쉼터에 도착했습니다.

♧ OK쉼터를 지나고 ♧

산행을 시작한지 어느 덧 1시간이 되어갑니다.
계속된 오름길에 힘이 드네요.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서 약 51분이 지나서 OK쉼터를 지났습니다.
예전에도 저 데크쉼터가 있었나?
기억이 없습니다.
하여튼 오랫만에 찾아 왔더니 테크쉼터를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 안전쉼터 제2쉼터 ♧

이곳 남설악탐방지원센터 등산로는 현재 정비공사 중인가 봅니다.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철제데크 및 휀스 등을 정비하고 있다는 공사 안내문이 보이고 더불어 헬기로 자재 등을 운반하니 폭풍에 주의하라고 하네요.
안전쉼터 OK쉼터에서 약 1시간 9분이 지나 안전쉼터 제2쉼터에 도착했습니다.

♧ 대청봉(1,708m) ♧

대청봉 정상이 가까워지자 어둠속에서도 주변 조망이 보이는데 동해바다 쪽에 검은 구름이 해수면 위로 잔뜩 보입니다.
불행히도 오늘 대청봉에서의 해맞이는 어려워 보이네요.
안전쉼터 제2쉼터에서  약 48분, 남설악탐방지원센터에서 약 2시간 48분 지나서 대청봉에 올랐습니다.

♧ 대청봉에서.... ♧

그래도 미련이 남아  대청봉 정상 주변에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찬바람이 불어와 너무 춥군요.
대청봉까지 올라올 때 흘린 땀으로 등산복 내의는 젖었는데 냉기가 스며드니 더 버티기는 힘듭니다.
결국 10분 정도 버티다 중청대피소를 향해 하산했습니다.

♧ 중청대피소 ♧

대청봉에서 약 13분 후 중청대피소로 내려 왔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이곳 대피소 주변이 한가합니다.
추위도 피하고 쉬어갈 겸 대피소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 중청대피소에서 ♧

대피소 안에 들어 갔더니 침상이 텅 비어 있습니다.
오랫만에 무박산행이라 너무 졸려서 침상에 누워 약 30분 쪽잠을 잤습니다.
잠을 자고 대피소를 나오니 대청봉 뒷편으로 해가 떠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 중청을 거쳐 소청으로... ♧

중청봉 정상 아래를 지나 소청으로 내려갑니다.
이곳 또한 멋진 조망포인트 중 하나이지요.

♧ 소청봉(1,581m) ♧

중청대피소를 출발해서 약 16분 지나 소청봉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계속 직진해서 가면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공룡능선이나 천불동계곡으로 가지만 그냥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부담없이 좋아하는 코스인 봉정암으로 내려갑니다.

♧[소청대피소 ♧

소청대피소로 내려왔습니다.
잠시 대피소 앞 의자에 앉아 쉬면서 아름다운 서락의 아침을 즐겼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이곳도 아주 적막하네요.

♧ 추색 물들다 ♧

봉정암으로 내려가는 길...
가을 색으로 한껏 치장 중입니다.
아마도 1,2주 후이면 온통 홍엽으로 물들 것 같습니다.

♧ 봉정암 ♧

소청대피소에서 약 22분 후 봉정암으로 내려 왔습니다.
이곳도 가을색으로 치장 중이군요.
대웅전에 잠시 들렸다가 범종루를 지나 갈림길에서 바로 수렴동계곡으로 향하지 않고 우측 오세암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갈 생각입니다.

♧ 사리탑/오세암 갈림길 ♧

석가사리탑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석가모니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으로 신라시대 때 세운 탑이라 합니다.
조금 올라가면 오세암으로 향하는 갈림길을 만납니다.
일단 직진해서 사리탑에 들렀다가 되돌아와서 오세암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 사리탑 ♧

석가사리탑에 도착했습니다.
사리탑도 그렇지만 이곳에서 만난 가을 모습도 아주 멋집니다.
네번째 사진이 내려다 본 봉정암의 모습입니다.
사리탑을 둘러보고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오세암으로 향했습니다.

♧ 안전쉼터 ♧

봉정암에서 오세암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상당히 거칩니다.
여기 저기 강풍에 뿌리채 뽑혀 넘어진 나무들이 보이네요.
좌측으로는 날카로운 용아장성 능선의 이빨이 솟아 있어 오래 전 저곳을 어찌 넘었는지 ...

석가사리탑에서 약 42분 후 작은 안전쉼터에 도착해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했습니다.

♧ 봉정골갈림길 ♧

봉정골로 내려왔습니다.
봉정암에서 약 1시간 9분 정도 계속 하산했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봉정골을 내려서서 계곡을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이곳에서 좌우측 계곡따라 오르는 길은 비법정탐방로라고 램블러지도에 표시되어 있네요.

♧ 봉정골의 가을 ♧

봉정골 계곡의 가을 모습입니다.
다리를 건너 데크로드에서의 모습이 아주 예쁘군요.
데크로드가 끝이 나면 편안했던 하산길이 끝이 나고 다시 무거운 다리를 끌고 고도를 높혀가야 합니다.

♧ 고개 하나 넘고... ♧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오름길을 오른 후 이후 봉정골갈림길까지 한동안 하산한 후 다시 급한 오름길을 만나니 아주 다리가 무겁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 눈은 아주 호강합니다.
첫번째 고개에 올라 다시 내려갑니다.
오세암까지는 약 2.1km가 남았다고 하네요.

♧ 또 한고개 넘고... ♧

첫번째 고개를 넘어 내려와 또 고개를 올라갑니다.
이곳도 가을 그림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저 고사목 녀석은 여전하십니다.
내려가는 길은 어김없이 돌계단길...

♧ 세번째 고개 넘어가요... ♧

고봉을 넘어와 오래된 산사 찾아가는 길...
그 길의 가을이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세번째 고개를 넘었습니다.
고개마루에 서 있는 이정표가 이제 오세암이 1.1km 남았다고 알려 줍니다.

♧ 마지막 고개를 넘어... ♧

봉정골에서 오세암 가는 길에 마지막 네번째 고개에 올랐습니다.
이제 이 고개를 내려가면 오세암입니다.
멀리 서북능선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오네요.

♧ 오세암 ♧

오세암 직전 마등령/봉정암 갈림길을 지나 오세암으로 들어 왔습니다.
봉정암에서 이곳 오세암까지 약 2시간 24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오세암을 둘러 보았습니다.

♧ 오세암 이모조모 ♧

이곳 오세암도 봉정암 못지 않게 역사와 많은 스토리가 전해지는 사찰입니다.
매월당 김시습 어르신이 단종복위 실패 후 설악산 이곳에서 승복을 입었다고 하네요.
오세암은 한창 점심공양 준비 중...

♧ 이제 영시암으로 갑니다 ♧

오세암을 뒤로 하고 이제 영시암으로 향합니다.
오세암에서 영시암까지는 약 2.5km 거리.
이제까지와는 달리 이곳 영시암 가는 길에는 아직 가을색 치장 기미도 않보이네요.

♧ 구곡담계곡 길을 만나서... ♧

오세암에서 약 55분 후 봉정암에서 구곡담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과 만났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 영시암을 거쳐 백담사로 향합니다.

♧ 영시암 ♧

얼마 지나지 않아 영시암에 도착했습니다.
오세암에서 이곳 영시암까지는 약 58분 걸렸습니다.
주말에는 많은 산객들과 봉정암에 오르는 탐방객들로 북적이는 곳인데 오늘은 한가합니다.
이제 백담사로 갑니다.

♧ 가을빛에 물들다! ♧

백담사 가는 길에 가을빛이 충만합니다.
아주 아름답습니다.
좌측에 구곡담계곡을 끼고 내려갑니다.

♧ 백담사 가는 길.... ♧

이곳 백담사 가는 길도 약 1주 후이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가을색이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듯 합니다.

♧ 백담탐방지원센터 ♧

그렇게 계곡길을 걸어 설악산국립공원 백담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영시암에서 이곳 백담탐방지원센터까지 약 1시간을 걸었습니다.

♧ 백담사 셔틀버스탑승장 ♧

백담탐방지원센터에서 약 12분 후 백담사입구에 도착해서 산행을 마감했습니다.

계곡만 건너가면 백담사이고 시간도 아주 널널하건만 문제는 배가 고파서 빨리 당을 보충해야 합니다.
백담사 돌아보기는 패스하고 셔틀버스탑승장에서 용대리행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 용대리에서... ♧

용대리에 도착하니 시간이 남아도 너무 남았습니다.
안내산악회 버스가 용대리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픽업하기로 한 시간까지는 약 3시간 30분 이상 이곳에서 놀아야 합니다.
일단 항상 이곳에 오면 먹는 황태해장국에 쇠주 1병 곁들여 식사를 하고 이는 카페에 들러 시간을 떼우다가 용대리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 산행을 마치고...[ 오세암 가는 길에....  ]☜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이래 저래 설악산을 참 많이 찾았는데 이번에는 약 6년 만에 다시 찾으니 참 좋았습니다.

역시 이맘 때 가을산행은 설악산이지요.

특히 주말이 아닌 주중에 오니 호젓하고 더 좋군요.

무박으로 와서 새벽 3시부터 대청봉을 오르면서 몸이 좀 피곤했던지 졸음이 와서 힘들었는데 중청대피소에서 약 30분 정도 쪽잠을 잤더니 한결 나아졌습니다.
이제는 무박산행이 힘든 나이가 되었습니다.


♧ 한계령에서 ♧


                                              -  글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