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눈물의 섬이 있다
- 글 이재현
진작 풀어놓은 그리움이라 할까
낡고 작은 배 하나가 호수를 끌고 온다
이빨을 딱딱 부대며 끌려오는 것들은 모두 희다
호수를 내려다보던 나무와 풀꽃과 작은 바위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친 슬픈 부리의 붉은댕기물떼새
내 가슴은 온통 영혼이 흰 것들로 꽉 찬다
나는 삿대 잃은 목선 그대의 꿈자리에서 항로를 잃는다
그대 창에 닿지 못한 내 발길이 쓰러지는 곳
밤새 절룩이며 달려 온 내 꿈도 하얗다
그대 기다림이 다하는 끄트머리로 서서
더 이상 끌려오지 못한 호수를 쏟아 부어놓고
눈물 같은 섬 하나 띄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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