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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그리고 영상/아름다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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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2 / 글 백석 ♧ 통영(統營) 2 ♧                                         -  글  백석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갓(冠) 나는 고장은 갓 같기도 하다바람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집집이 아이만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황화장사 영감이 일본말을 잘도 하는 곳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 한테 시집을 가고 싶어한다는 곳산 너머로 가는 길 돌각담에 갸웃하는 처녀는 금(錦)이라는 이같고내가 들은 마산(馬山) 객주(客主)집의 어린 딸은 난(蘭)이라는 이 같..
눈 오는 날 / 조철형 ♣ 눈 오는 날 ♣ - 글 조철형 눈 오는 날 카페에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은 나의 심장을 쾅쾅 밟고 갔느니 그 큰 두눈에 그렁그렁 눈물달고 빨간 코트에 하얀꽃 송이송이 얹어 오시려는 님아 오늘처럼 눈 오는 날 우리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까 그냥 펑펑 울어 버릴것 같다.
어쩌면 좋으냐 / 글 나태주 ♣ 어쩌면 좋으냐 ♣ - 글 나태주 보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목소리 듣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오늘 너를 보고 싶어하고 나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이런 나를 어쩌면 좋으랴
새해에는... / 글 윤보영 ♣ 새해에는 ♣ - 글 윤보영​ ​ 새해에는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고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미소를 건네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도움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 행복을 나누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내 주위에서 기쁜 소식을 더 많이 듣고 그 소식에, 내 기쁨이 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미소 짓는 모습을 꺼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기억 하나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꽃이 주는 향기보다, 꽃이 가진 생각을 먼저 읽을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도, 내 밖에도 1년 내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들게 내 삶에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12월 31일의 기도 / 글 양광모 ♣ 12월 31일의 기도 ♣ - 글 양광모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오직 웃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만 기억하게 하소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불안함이 아니라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를 갖고 뜨겁게 한 해를 맞이하게 하소서 더욱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바쁠수록 조금 더 여유를 즐기고 부족할수록 조금 더 가진 것을 베풀며 어려울수록 조금 더 지금까지 이룬 것을 감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삶의 이정표가 되게 하소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남은 생에 새로운 빛을 던져줄 찬란한 등대가 되게 하소서 먼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그..
비 오는 날의 기도 / 양광모 ♣ 비오는 날의 기도 ♣ - 글 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눈오는 겨울바다 / 구미리내 ♣ 눈 오는 겨울바다 ♣ - 글 구미리내 눈오는 겨울바다로 가자. 흰 눈이 바다에 높이 쌓이면 그때 돌아오자. 조금은 허전하고 조금은 그립겠지만 차가워져 가는 세월을 위해 눈이 쌓이기 전엔 돌아오지 말자. 마지막 만남이라도 좋고 영원한 안녕이라 해도 좋다. 그리워할 모든 이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짓고 눈오는 겨울바다로 가자.
선자령을 오르며 / 공석진 ♣ 선자령을 오르며 ♣ - 글 공석진 '한번 가 보시오!' 덜덜 치를 떠는 계곡물이 우려(憂廬)하며 급하게 하산하였다 칼로 베이는 서걱임쯤이야 볼이 떨어져 나가듯 절단된 삶의 군더더기 한발 한발 유기시키는데 아, 천국의 문지기! 세상 풍파 동장군에 대항하다 삭풍에 입 돌아간 풍차 덩치 크다 몸 성하랴 하얗게 벗은 아랫도리가 시렸다 삽시에 하늘 정원 발을 딛고서 절정의 반전에 환호하는 내게 길목 지키고 선 선자(仙子) '어서 와 내 등을 밟으시오!' 갈채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