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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일반산행후기

평창 대관령휴게소-새봉-선자령-양떼목장-대관령휴게소 산행기록

♧ 양떼목장 소나무 ♧

♧ 산행일자 : 2024.02.14. (수)
♧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새봉-선자령-양떼목장-대관령휴게소 // 거리 11.7km, 3시간 34분(식사, 휴식시간 포함)

※ 산행세부일정

○ 07:25 : 경부고속도로(하행) 죽전정류장
○ 09:56 ~ 10:01 : 대관령휴게소(하행)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14-111
○ 10:09 :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
○ 10:30 : KT송신소
○ 10:39 : 선자령/무선표지소 삼거리
- 좌 선자령 3.2km, 직진 무선표지소 0.1km
○ 10:47 : 전망대 갈림길
○ 10:51 : 동해전망대
○ 11:04 : 대관령숲길 합류
○ 11:12 : 새봉(1,059m)
○ 11:44 : 선자령(1,157m)
○ 12:46 : 재궁골삼거리
- 직진 대관령휴게소 2.3km, 우 재궁골
○ 12:54 : 대관령휴게소/국사성황사 삼거리
○ 13:01 : 대관령휴게소/기시머리 삼거리
○ 13:07 : 양떼목장
○ 13:35 : 대관령휴게소 도착 산행종료

※ 연관산행기록
- 2010년 선자령 산행기록 : https://jungwa686.tistory.com/m/15971892

오늘은 아주 오랫만에 선자령 겨울산행을 갑니다.
바람의 언덕 선자령...
산행기록을 뒤져보니 2007년 백두대간 종주로 찿았었고 2010년 신년 겨울산행으로 두번 지났던 기록이 있습니다.
벌써 14년 전입니다.

♧ 대관령휴게소 ♧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소재 대관령휴게소입니다.
예전에는 '대관령마을휴게소'라고도 하고 '대관령옛길휴게소'라고도 불렀는데 이제는 대관령휴게소라고 이정표나 지도에 표기되어 있네요.

최근에 겨울답지 않게 기온이 올라가 내렸던 눈이 많이 녹았습니다.

♧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 ♧

눈이 녹아 진창이 된 도로를 걸어 등산로 입구로 이동했습니다.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 표지석에서 앞서 가던 산님들이 너도나도 아이젠을 신고 있군요.
이곳부터는 아이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제부터 대관령 숲길이 시작됩니다.

♧ KT송신소 ♧

대관령휴게소를 출발해서 약 29분 후 KT송신소를 지났습니다.
이정표를 보니 이 길 명칭이 대관령숲길 목장코스이군요.
눈이 완전히 녹은 곳도 갈헐적으로 나와 아이젠을 신은 상태로 걷기가 아주 불편했습니다.

♧ 무선표지소 삼거리 ♧

KT송신소에서 약 9분후 무선표지소 삼거리를 만나서 좌측 숲길로 들어 섰습니다.
모퉁이에 '비를 기다리며'라는 시가 보이네요.
눈과 바람을 맞으러 와서 비 타령하기는 좀 그렇지만....


♧ 비를 기다리며 ♧

                              - 글   이상국



비가 왔으면 좋겠다
우장도 없이 한 십리
비 오는 들판을 걸었으면 좋겠다

물이 없다
마음에도 없고
몸에도 물이 없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멀리 돌아서 오는 빗속에는
나무와 짐승들의 피가 묻어 있다

떠도는 것들의 집이 있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문을 열어놓고
무연하게
지시랑물 소리를 듣거나
젖는 새들을 바라보며
서로 축은했으면 좋겠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아주 멀리서 오는 비는
어느 새벽에라도 당도해서
어두운 지붕을 적시며
마른 잠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 동해전망대 ♧

선자령/무선표지소 삼거리에서 약 8분 후 전망대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직진해도 선자령가는 길, 우측으로 올라가도 전망대 거쳐 선자령으로 향합니다.
우측으로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전망대 모습입니다.

♧ 동해전망대 이모조모 ♧

날씨가 좋으면 동해바다가 보이는 곳인데 오늘은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잠시 조망을 보고 이곳에서 선자령으로 향했습니다.

♧ 등산로 합류 ♧

동해전망대에서 반대편으로 내려와서 다시 전망대를 경유하지 않는 등산로와 합류했습니다.
전망대를 올라왔다 내려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눈이 엄청 쌓여있었는데  허벅지까지 발이 빠져 고생 좀 했습니다.
스패취를 하지 않은 덕분에 등산화에도 물이 들어가 버렸네요.

♧ 바람이 거세어 집니다 ♧

고도를 조금 높히고 숲길을 벗어나자 벌써 바람이 거세어 집니다.
정상적으로 똑바로 걷기 힘든 바람입니다.
역시 선자령은 바람의 언덕이라 불릴만 합니다.

♧ 선자령이 보여요 ♧

바람은 거세게 불어도 오늘 기온이 따뜻해서 그리 힘들진 않았습니다.
어느덧 선자령 정상 아래 너른 들을 평지를 지났습니다.
이곳에 오니 옛 기억이 나네요.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안내판을 읽어보니 한우와 젓소가 먹는 건강한 목초를 키우는 곳이라 합니다.

♧ 선자령(1,157m) ♧

선자령 정상에 올랐습니다.
거대한 정상석은 여전하네요.
대관령휴게소를 출발해서 약 1시간 45분 걸렸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오래 머무르지는 못하고 바로 이동했습니다.

♧ 순환등산로 ♧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등산로 안내판을 살펴보고 선자령 정상석을 지나 맞은 편으로 가자 선명한 임도 등산로가 보입니다.
이번에는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대관령(순환등산로)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 대관령휴게소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 임도 지나 숲으로 ♧

선자령 올라올 때와 이곳 순환등산로도 길 느낌은 거이 같습니다.
임도를 걷다 끝이 나자 숲으로 들어 섰습니다.
임도도 그렇고 숲길도 그렇고 높은 겨울 기온 탓에 군데 군데 눈이 녹아 물이 고여있는 곳도 간헐적으로 보입니다.
겨울은 겨울 다워야 하는데 ㅜㅜ

♧ 대관령 산림습원 ♧

대관령 산림습원 안내판을 만났습니다.
산림습원은 산림습지를 포함해서 산림 내 수분을 다량 함유한 지형 및 수분이 공급되는 지점으로 산림 생태계의 유지에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한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첫번째와 다섯번째 사진에 보이듯이 눈 아래로 물이 흘러 내리네요.

♧ 재궁골삼거리 ♧

멋진 대관령 숲길을 걷습니다.
곧게 뻗은 자작나무숲과 전나무숲이 겨울이어도 아주 시원 시원합니다.
선자령에서 약 1시간 2분 지나서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재궁골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재궁골이라 합니다.

♧ 대관령휴게소/국사성황사 삼거리 ♧

재궁골삼거리에서 다시 약 8분 후 멋진 대관령숲길을 걸어 국사성황사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가야할 길은 우측 대관령휴게소 쪽인데 계속 직진해서 400m 가면 국사성황사가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사찰이 있었나?
산행기록을 정리하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국사성황사는 사찰이 아니라 대관령 국사성황을 모신 서낭당, 즉 신당이라고 하네요.

♧ 대관령휴게소/기시머리 삼거리 ♧

국사성황사 삼거리에서 다시 약 7분 후 기시머리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예서 대관령숲길은 좌측으로 향해 올라갑니다.
다섯번째 사진에 보이는 이정표 옆에 조성림이라는 분의 '풍성기름집'이라는 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겨운 어릴쩍 고향 읍내 장날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 풍성기름집 ♧

                               - 글 조성림


아침햇살과 나는 사이좋게
이름도 풍성한 기름집 앞을 늘 지난다.

간판은 칠이 벗겨지기도 하고
좁은 환기통과 가스배출구가 비쭉, 밖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안에는 기름을 짜대는 기계와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다

뿌연 유리창으로 '원하는 기름은 모두 다 짜드리니다'하며
내다보고 있다

♧ 대관령 양떼목장 ♧

대관령 양떼목장에 도착했습니다.
선자령에서 약 1시간 23분, 기시머리 삼거리에서는 약 6분 걸렸습니다.
오늘이 평일이기는 하지만 탐방객들이 전혀 없네요.

첫번째 사진에 보이는 시는 '담요 한 장 속에'라는 시인데 이곳 대관령숲길에 어릴쩍 고향 생각나게 하는 시들이 많이 보입니다.


♧ 담요 한 장 속에 ♧

                                -  글 권영상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 양떼목장 이모조모 ♧

이곳 대관령 양떼목장의 모습은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 두장의 사진이 2010년 사진입니다.


"한국 농림부에서 지정한 동물복지와 산림보존에 특화된 목장이다. 20만 5,000㎡의 넓은 초지에 양들을 자유로이 방목한다. 1989년에 첫 축사를 완공하고 1991년에 면양을 들인 목장은 오늘날 면양 사육에 관해 한국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갖춘 목장으로 성장했다. 대관령양떼목장에서 즐길 거리는 크게 두 가지, 산책로 걷기와 먹이 주기 체험이다. 목장을 에두르는 1.2km 길이의 산책로는 40분 가량이 소요된다. 야생식물이 자라는 산책로를 걸으며 초지에서 풀을 뜯는 양 떼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양은 초지 풀이 자라는 5월 중순~10월 말에 방목되고, 겨울에는 축사 안에서 생활한다. 산책로 초입에는 SNS 포토존으로 유명한 나무 움막이 있고, 산책로 중간 지점이자 목장 정상인 해발 920m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은 막힌 가슴을 시원스럽게 한다. 산책로 마지막 코스인 먹이 주기 체험장에서는 축사 안의 양에게 건초를 줄 수 있다."[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 대관령휴게소를 향해서... ♧

이제 양떼목장에서 대관령휴게소를 향해 내려갑니다.
양떼목장 울타리에서 세번째 사진에 보이는 하산길을 이용해서 내려왔습니다.
네번째 사진은 정클잎 이라는 분의 '설해목 쉼터'라는 시입니다.
시인의 성함도 시 제목도 특이해서 찾아보니 설해목이란 많이 내린 눈으로 피해를 입은 나무. 특히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줄기나 가지가 부러진 나무를 말한다고 하네요.

♧ 대관령휴게소 도착 산행종료 ♧

다시 대관령휴게소로 되돌아 왔습니다.
선자령에서 이곳까지 약 1시간 51분, 산행을 시작해서 대관령숲길을 한바퀴 도는데 약 3시간 34분이 걸렸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공중화장실을 찾아 행장을 정리하고 휴게소 내 식당에서 쇠주 1병 곁들여 장칼국수로 식사를 하고 안내산악회 버스에 올랐습니다.

☞ 산행을 마치고...[ 선자령 가는 길... ]☜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선자령을 찾았는데 예상밖에 등산로에 눈이 녹은 곳이 많아 아이젠을 벗을 수도 없어 상당히 불편했던 산행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선자령에서는 강한 바람에 몸이 휘청일 정도였지만 따뜻한 날씨덕에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 설해목 쉼터 ♧

                                          - 글  정클잎


제 몸 무두질하는 소리에도
수평을 유지하려는 설해목의 본성을
그 해 겨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가지마다 차고 부드러운 결이 포개져
층을 이루는 살얼음의 언어들
그 순백의 경전을 온 몸으로 받아 적으며
기울기의 축을 유지하기까지 아찔한 각도와
마흔 여덟 해의 무게를 내려놓기까지
견디었을, 꼿꼿한 고독을 생각한다

폭설이 쌓이면 쌓일수록 흐려지는 중심
기울어가는 고통이 뿌리까지 닿았을 통증과
묵언의 회초리 같은 한기가 편백의 밑동을
휘감고 올라가는 동안 뼛속까지 쩌릿쩌릿했을
그 겨울의 속울음을 생각한다.

수평의 고요로 편백의 각질을 벗겨내듯
두툼한 생각들을 한 꺼플 한 꺼플 벗겨주는
백담사 편백 나무 설해목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