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11. 3. 26(토)∼27.(일)
■ 산행코스
▲▲ 구룡령-(4.2)-갈전곡봉-(12.4)-쇠나드리-(4.65)-조침령 // 21.25km
▶대간구간: 구룡령-조침령 // 21.25km
▷접속구간: //
▲산행시간: 약 11시간(휴식, 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및 산행코스
[03/26(토)]
○ 23:30 : 안양농수산물시장 출발
[03/27(일)]
○ 03:49 : 구룡령(1013m) 좌-#샘, 산림전시관휴게소
- 56번도로 좌-진부,인제, 우-양양)
○ 03:50 : 구룡령 출발 산행시작
- 백두대간석 맞은 편 10여미터 아래 산불방지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나무계단으로 진입
○ 04:39 : 구룡령 옛길정상,1100.3봉(전방 좌-#샘)
-1121봉(전방 좌=#샘)
○ 04:50 : 1121봉
○ 05:12 : 무명봉(길주의.. 우측으로 진행)
○ 05:46 : 1063봉
○ 05:48 : 치밭골령
○ 06:08 : 갈전곡봉(1204m) 좌-가칠봉,명개리
- 06:30 - 06:50 : 간식 후 출발
○ 07:37 : 1107.4봉
-안부(좌-#샘)
-1016봉
○ 07:53 : 1016봉
○ 08:32 : 왕승골 삼거리(좌-조경동, 우-갈천리 왕승골)
○ 09:16 : 968.1봉
○ 10:30 : 1020봉
-잡목지대 무명봉(헬기장)
○ 10:49 : 연가리골 샘터 갈림길(좌-진동리 연가리골)
○ 11:15 : 956봉
-사거리 갈림길
○ 12:12 : 1061봉
-단풍군락지
○ 13:17 : 바람불이 삼거리 갈림길 안부
○ 13:27 : 황이리 갈림길(우-양양군 서면 황이리)
- 830봉
○ 14:29 : 쇠나드리(구조침령)
-단속기간이라 좌측 쇠나드리골로 탈출
○ 14:50 : 진동리 산행종료
(이상 도상거리 약 19.25km, 산행시간 : 11시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오랫만에 백두대간 산행을 떠납니다.
지난 대간산행길을 함께 했던 여 산우 한분이 이제 마지막으로 4개 구간만 남겨두고 있다고 하는군요!!
몇몇 남자 산우님들이 이분의 완주를 돕기 위해 차량제공부터 선등까지 발벗고 나섰다고 하고..
이에 저도 당초 산행약속이 있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지난 주 돌산종주산행 때 다리상태를 점검한 결과 다소 불안하기는 하지만, 배낭에 근육이완제를 사서 넣어두니 다소 안심이 됩니다.
구룡령에서 조침령까지 산행길..
이번 산행길로 두번째 이 코스를 찾는 셈입니다.
대간꾼들에게는 안 갈수도 없고 하지만 지루하기 짝이 없는 그런 구간입니다.
또한 하필이면 경방기간 동안이라.. 조침령 표지석가는 임도변에는 단속반이 단속을 반드시 하는 그런 구간이지요.
3년전 이곳을 처음 산행을 했을 때에도 제일 선두에서 조침령 임도로 내려섰다가 단속반을 발견하고는 일행들에게 알려 무사히(?) 진동리로 탈출했다는 제게는
전설과도 같은 사연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ㅎㅎ
안양에서 밤 11:30분에 출발한 스타렉스가 새벽 3시 40분이 넘어 어둠속 구룡령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귀볼을 때리고 눈이 한 가득 산림전시관 앞 주차장에 쌓여 있습니다.
간단하게 함께 한 산우님들과 구룡령 표지석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한장 남기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아래 나머지 사진 3장이 2008년 4월 홀로 진고개에서부터 이곳 구룡령까지 산행을 했을 때 남겼던 사진입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저 나무계단이 오늘 산행의 들머리입니다.
내일 모레이면 4월이고 저 멀리 남녂에는 봄기운이 완연한데, 이곳은 한 겨울입니다.
지난 번 영동지방에는 눈이 제법 많이 왔었나 봅니다. 능선에 오르니 하얀 눈이 발목까지, 능선위에는 무릎까지 쌓여 있습니다.
등산객의 발자욱도 희미하거나 없어 완전히 러셀을 하며 진행하니 속도도 나지 않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약 49분이 지나서 옛 구룡령 옛길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부실한 등산화 때문에 등산화 내에 물기가 스며든 느낌이 듭니다.
어쨋거나 아주 아주 불안합니다.
제법 너른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다 함께 모여 잠시 쉬어갑니다.
이곳에서 다시 10분 정도 진행하니 1121봉에 도착합니다.
예서 대간마루금이 좌측으로 휘어져 내림길로 내려서게 됩니다.
뒤 이어 봉우리 정상으로 오르는 여 산우님이 조금은 힘들어 보입니다.
한겨울 날씨에 매서운 바람이 대간 마루금에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집니다.
1121봉에서 22분이 지나 무명봉 정상에 오릅니다. 예서 다시 대간마루금은 우측으로 휘어 져 진행합니다.
1121봉에서 약 1시간이 조금 못되어 1063봉에 도착합니다.
이어 1063봉 정상을 내려서면 구룡령 0.75km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곳이 치밭골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3년전 산행기록을 살펴보니 치밭골령에는 이정목이 있었는데 눈 때문인지 이번 산행에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ㅊㅊ
치밭골령에서 약 20분이 지나 이번 대간산행 최고봉인 갈전곡봉에 도착했습니다.
구룡령에서 이곳 갈전곡봉까지 2시간 1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군요!!
대간마루금에 쌓여 있는 눈으로 등산로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서서이 등산화에 스며든 물기가 많아짐을 느끼면서 이제는 발이 시려워 은근히 걱정이 되기까지...
일단 바람이 잦아든 곳을 찾아 잠시 쉬어가면서 간식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무박으로 떠나 대간마루금에서 맞이하는 아침햇살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길고 다소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오르내림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의 평화가 가슴에 자리하곤 하지요!!
숨 가프게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도 지금 이맘때입니다.
그래서 제가 유난이도 대간종주산행에 흠뻑 빠져있는지도 모릅니다.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려 하는데 약 80여명의 일단의 산객들이 뒤에서 몰려옵니다.
아주 아주 잘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발자욱이 없어 선두에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ㅋㅋ
평소처럼 강릉에서 오신 산객들에게 앞서가라고 아주 공손하게 양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래 저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함께하신 산우님들이 배가 고프다고 하는군요!!
시간을 보니 7시 30분...
1107봉 정상에 오르니 마침 바람을 피할 수 있어 딱 좋은 장소입니다.
자리를 펴고 앉아 아침식사를 지대로 하고 다시 출발하기로 합니다.
1107봉 정상에서 주변 산줄기들을 돌아 보았습니다.
낼 모레이면 4월인데 완전 겨울산 그림들이 눈앞에 펼쳐지는군요!!
1107봉을 내려서는길..
다시 눈과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됩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싶지만 내림길에는 어김없이 눈이 그리고 오름길에는 눈이 모두 녹아 오히려 아이젠에 부담스럽고...
아주 난처한 산행길입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어쩌면 바쁜 일상에 쫓기는 우리에게는 오랫만에 가질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힘겨운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만에 혼자만의 묵상의 자유를 즐기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저 또한 이번 산행을 하면서 아주 많이 "내가 왜 지금처럼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답은 다음 산행으로 미루었지만 ㅠㅠ
함께한 여산우님.. 넘어지신 건지 아니면 썰매를 즐기시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장비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넘어지신 듯 한데 표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1107봉에서 약 15분이 지나 1016봉에 도착합니다.
1016봉에서 약 40분 정도 지나서 왕승골갈림길 안부에 도착했습니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아침가리골로 내려간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즉 좌측은 조경동으로, 우측은 왕승골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강릉산객 80명과 우리 일행 7명의 궤적의 모습 ㅎㅎ
왕승골갈림길안부에서 세찬 오름길을 올라 우측으로 틀어져 계속 진행하니 45분 후 968봉에 도착합니다.
서서이 나무계단길이 두려워 지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의 게으름의 결과로 다시 근육에서 무리하다는 신호를 보내는군요!!
서둘러 배낭에서 근육이완제 1일을 잡수시고 다시 산행길을 이어갑니다.
이우백두5기라... 아마도 제 짐작이 맞다면 제가 살고 있는 분당에 있는 이우중학교라는 대안학교 학생들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예전 홀로 무박으로 지리산 종주 산행을 할 때, 2박 3일로 지리산 종주에 나섰던 이 학교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맞다면 벌써 5기가 진행 중이군요!!!
아이들 나름대로 준비해서 이 이름모를 백두대간 봉우리에 예쁜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ㅎㅎ
968봉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이 제법 그럴 듯 합니다. 겨울산행의 이미지를 그대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968봉에서 약 1시간 30분이 지나 연가리골 갈림길안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까지 올라치면 꽤 많은 식흔지역을 지나야 하는데 오늘은 온통 눈으로 덮혀 전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 동안 이곳을 주 무대로 생활하던 산돼지 녀석들은 오데로 갔을까요???
벌써 이곳을 찾은지가 3년 전입니다.
그때는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서 연가리골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하였던 곳이었는데..
일행들을 기다려 잠시 이곳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쉬어 갑니다.
연가리골 갈림길 안부를 출발해서 약 20분이 조금 못되어 956봉을 지났습니다.
956봉을 출발해서 약 15분 정도 지나 멋진 나무의자를 만났습니다.
인천의 모 대학교 교정에 있다는 순결나무와 비숫합니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다시 1061봉을 향하여 가파른 오름길을 오릅니다.
어느 덧 산행시간도 9시간이 넘어서 이 시간 정도 되면 체력적으로도 아주 힘든 시간입니다.
앞서 가던 여 산우님이 무언가를 손에 잡고 포즈를 취합니다. 망측하기도 해라~~~
956봉에서 거의 1시간이 다 되어서 1061봉에 도착했습니다.
지도상에는 1080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정상에 누군가가 1061봉이라는 표지를 붙여 놓았습니다.
오랜 눈산행 때문인지 모두들 종점에 다가갈 수록 지칩니다.
점점 쉬어가는 횟수가 늘어가고..
아예 1061봉에서 여산우님 한분은 그냥 누워 버렸습니다.
♣ 그 산에 역사가 있었다 ♣
- 내가 걷는 백두 대간1
- 글 이 성 부
오랫동안 나는 산길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산이 있음에 고마워하고
내 튼튼한 두 다리를 주신 어버이께 눈물겨워했다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는 일이야말로 나의 넉넉함
내가 나에게 보태는 큰 믿음이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하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사람이 다니는 일이 사람과 아스팔트에게
서로 다 마음 안놓여 괴로울 따름이다
그러나 산길에서는 사람이 산을 따라가고
짐승도 그 처처에 안겨 가야할 곳으로만 가므로
두루 다 고요하고 포근하다
가끔 눈 침침하여 돋보기를 구해 책을 읽고
깊은 밤에 한두번씩 손 씻으며 글을 쓰고
먼 나라 먼 데 마을 말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내가 걷는 산길 새롭게 어렴풋이나마
나를 맞이하는 것 알아차린다
이 길에 옛 일들 서려있는 것을 보고
이 길에 옛사람들 발자국 남아있는 것을 본다
내가 가는 이 발자국도 그 위에 포개지는 것을 본다
하물며 이 길이 앞으로도 늘 새로운 사연들
늘 푸른 새로운 사람들
그 마음에 무엇을 생각하고 결심하고
마침내 큰 역사 만들어갈 것을 내 알고 있음에랴!
산이 흐르고 나도 따라 흐른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먼 곳으로 우리가 흐른다
1061봉에서 약 1시간이 지나 바람불이 삼거리 안부를 지났습니다.
7명 밖에 되지 않는 일행들인데 선두와 후미가 차이가 조금씩 벌어집니다.
다행이도 근육이완제를 먹어서인가?? 걱정했던 다리근육이 아무런 경련 없이 버티어 주네요.
바람불이삼거리갈림길 안부를 지나 약 10분 후 다시 황이리 갈림길 안부를 지났습니다.
그런데...
강릉산객 80분 덕분에 그 동안 수월하게 진행하여 왔는데 갑자기 발자욱이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강릉산객분들은 황이리 갈림길에서 황이리로 탈출한 듯 합니다.
지금이 산불방지 출입금지 기간이라 조침령에서 단속을 할 까봐 이 분들이 이곳에서 탈출한 듯 싶습니다.
황이리갈림길 안부에서 830봉을 넘어 약 1시간 진행하니 쇠나드리갈림길 안부에 도착합니다.
예전에는 저 이정표가 있는 곳 맞은 편에 쇠나드리고개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침령까지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우리도 단속에서 여유롭지 못합니다.
조침령까지 약 20분 정도의 거리를 남겨두고 이곳에서 좌측 진동리로 탈출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진동리로 내려서면서 산죽밭에서 오늘 산행을 함께하신 산우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쇠나드리 갈림길 안부에서 이곳 진동리까지는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최단 탈출코스입니다.
여유롭게 진동리로 하산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산행을 마치고...[968봉 정상표지.. 이우중학교 학생들이 지어준 예쁜 이름인 듯..]☜ |
2008년에 처음 이곳을 찾은 후 두번째 찾은 구룡령-조침령 구간..
함께 했던 여 산우님의 대간길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찾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눈으로 인하여 조금은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예전 산행기록과 비교해보니 산행시간도 약 2시간 이상 더 소요되었더군요!!
오랫만에 다시 찾은 대간길에서 또 다시 느낀 점은 역시 대간길많큼 멋진 산행지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함께 한 산벗들이 있어 다소 긴 눈산행에 몸은 지쳤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즐거운 그런 산행길이 되었습니다.
비록 조침령까지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그야 5월달에 한계령에서 조침령으로 올 때 다시 찾으면 되겠지요.
♣ 즐거운 편지 ♣
- 글 황동규
내 그대를 사랑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 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서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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