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백두대간(북진)후기

[스크랩] 제28차 삽당령-석두봉-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

* 날짜     : 2006년 8월 (19)20일
* 날씨     : 하루종일 비
* 참가인원 : 다올대장 외 23명(총24명)
* 산행코스 : 삽당령-(6.8)-석두봉-(5.4)-화란봉-(1.95)-닭목재-(11.15)-능경봉-(1.8)-대관령 //

                    27.10km

 


▼ 우중산행을 준비하면서..

 

'우쿵'이라고 이름 붙여진 태풍이 올라온다. 일본을 지나 그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가야할 동해안쪽으로는 비가 많이 내린다는 기상뉴스이다. 태풍이 거의 소멸되었기에
비는 내리더라도 충분히 갈만할 거라는 생각에 차분히 우중산행을 준비한다.

 

당분간 토요 근무를 일러놓은 터라 근무를 하고 있자니, 한 직원의 부친께서 별세하셨다는 연락이
왔다. 남은 리본을 가져오고 광풍님의 명찰 이름 변경을 하여야 하는데 조문을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4시경에 사무실을 나와 청계천에 둘러 리본을 찾고 베낭을 싸메고 직원 부친이 모셔진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등산복을 입고 조문을 간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상황이 다시금 집에 들리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

 


▼ 비오는 새벽에는 세상은 길게 잠을 자고 침묵에 빠진다

 

오는 도중에 비가 오는 것을 확인했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우의와 스패츠 그리고 발을 비닐팩으로
감싸고 산행 준비를 한다. 지난 구간때 보아 두었던 들머리로 들어간다.

 

계속 내리는 비속에서 비가 나무와 풀잎에 부딪하는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고 사방은 조용하다.
대원들도 덩달아 조용하다. 갑자기 다들 무슨 생각들을 할까 궁금해진다.

 

나도 역시 조용하다. 마음속에는 무수히 많은 생각과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얼굴을 따라 내리는
빗물과 가끔 얼굴에 와 부딪히는 나뭇잎에 정신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 또 다시 침묵의
바다에서 사념의 나룻배에 마음을 싣는다.

 

 

맑은 날은 코발트색이지만 오늘은 숲사이로 회색빛이 비치고 아침이 다가옴을 느낀다.
그래도 사방은 고요하다. 새들의 아침인사도 거의 들리지 아니한다.

비오는 새벽에는 세상은 길게 잠을 자고 침묵의 나래를 펼친다.

 


▼ 마음 편한 사부작 산행..

 

가끔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덩달아 거리 감각도 상실한다. 석두봉을 지났는지 안지났는지 잘 모르겠다.
서서이 옅어지는 상념을 무심히 보내면서 그냥 길 따라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어차피 처음부터 주변의 풍광을 기대하지도 않았던지라 발앞의 물기 가득 머금은 이름모를 잡목들에만
시선이 가니 이처럼 마음 편한 산행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앞을 알 수 없는 기나긴 인생속으로
들어서는 것과도 같다
'는 어느 분의 말이 떠오른다.

 

하늘이 보이지만 회색빛만 보이니 보인다고 할 수 없을거고 저 앞에 뭐가 있는지 어딘지 모르니 정말

내일도 모르는 삶의 길과 같다는 생각이다.

 

 

오늘은 참 부질없는 생각들을 숲길에 버리기에는 참 좋은 날이다 싶다.


봉우리에 오르니 석두봉 표지가 보인다. 따로이 표지석은 없고 깔끔히 씌여진 코팅지에 쌓인 석두봉
표지가 희끄름한 주변에 선명하게 매달려 있다.

 

 

 

▼ 때로는 가까운 곳만 바라보는 것도 의미있다

 

화란봉(花蘭峰)은 이름 그대로 꽃모양을 하고 있는 산으로 부채살처럼 펼쳐진 화관이 화란봉을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싼 형상이다 하나 전혀 확인 할 길 없고 여기가 화란봉이구나 싶은 마음뿐이다.

 

 

 

원래 계획은 화란봉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으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마땅히 비를 피할만 한 곳이
없어 창고, 비닐 하우스 등이 있는 닭목재까지 내려가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전망바위를 들렀으나 전망은 전혀 볼 수 없고, 전망바위 위에 자리한 이끼와 이름모를
꽃만 눈에 들어온다.

 

 

화란봉 정상에서 닭목재까지 가는 하산길에는 멋드러진 소나무들이 많이 있다.
맑은 날이면 먼 곳의 풍경에 시선이 옮아가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오늘 같은 날에는 눈앞에
펼쳐진 비를 머금은 소나무와 푸른 숲들이 제격이다.

 

촉촉한 소나무 줄기는 커다란 바위와 어울려 마음껏 기개를 뽑내고 있고 그 풍광의 폭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보면 둘이 썩 잘 어울린 한폭의 동양화이다.

 

 

 

 

 

 

왼쪽 산기슭 아래로 높은 산들에 빙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잡은 닭목이 마을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몇채 안되어 보이는 농가가 보이고, 비닐하우스가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역시 조용한 풍경이다.

 

 


▼ 단조로운 모습의 닭목재 산신각

 

비가 오는지라 도착하는 대로 다들 식사를 한다. 한꺼번에 들어가 비를 피할만 한 공간이 없기에

삼삼오오 가능한 한 비를 피할 수 있는 창고 처마밑, 무슨 목적인지 모르는 경비초소 같은 건물 안....

오늘은 시장감보다는 비에 젖어 낮아진 몸의 온기를 다시 채우고 열량을 보충하려는 몸짓이라는

생각이다.

 

 

 

 


닭목재는 鷄項嶺의 우리 말이고 대기2리를 '닭목이'라고도 한다.

풍수에 의하면 일대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지형인데 이 마을이 '닭의 목'에 해당하기

때문이라 한다.

 

삽당령에서 닭목재까지 13.5km이고 남은 대관령까지의 거리도 비슷한 듯 하니 오늘의 반절을

온셈이다.

 


닭목재는 강릉 성산에서 정선 임계로 넘어가는 고개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 있고, 우리가 식사를 한
곳 바로 옆에는 담장을 두른 산신각이 있는데 문에 자물쇠가 채여져 있어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담장 주변에는 비가 계속 와서인지 웃자란 잡풀이 그득하다.

 

 

그 안에 정말 산신이 있다면 정말 답답하고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면서
비에 흔들리는 들풀을 보고 싶을 것이다.


길 한곁에는 '전국최고 감자채종포마을 왕산면 대기2리' 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길건너 반대편에는 
'계항동 번영회'에서 세운 '닭목령'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주위에는 맨드라미와 금잔화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맨드라미[鷄冠花]는 양혈지혈[凉血止血]의 효능이 있어 각종 출혈증이나 이질, 그리고 부인의

대하증을 치료하는 데 쓰는 한약재라 한다.

 

 

꽃이 있는 곳에서 단체사진을 찍자는 말들이 있어 사진을 찍었으나 정작 꽃들은 사람들에 가려서

제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아니한다.

 

그래도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천천히 후미에서 다시 길을 나선다. 길가 밭에는 파릇파릇한 무우밭이 있고 제법 무 씨알이 굵다.
어릴때 길가에 있던 무를 뽑아 간식 겸 시장기를 달래느라 먹어대던 생각이 나 한뿌리 뽑아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혹시나 모를 후환(?)이 두려워 애써 참는다.

 

뭔가 이름모를 그리움과 허기같은 것이 온 몸을 휘감아 올라온다.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그러고 보니 산을 다니면서 그리운 것들이 더 많아진 듯 하고 그 것들은 다 산뒤에 있음을 알아간다.


비닐로 양발을 감쌌지만 옷을 따라 흘러내린 빗물이 비닐안으로 젖어 들었나 보다. 오른쪽 발이 좀
불편해서 양말을 갈아신고 비닐도 뒤집어서 발을 다시 감싼다. 휠씬 편안하다.

 


▼ 나무는 아프지 않을까..

 

오른쪽에 그리 크지는 않은 목장이 보인다. 자료에서 보았던 맹덕의 한우목장인지 ... 잘 모르겠다.

 

 

낮으마하지만 제법 초입길이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길을 따라서 사유지 표시를 하기 위한 듯한

철사가 길게 포설되어 있다.

 

한참을 그런가 보다 하고 가다 보니, 문득 철사들이 참나무 둥치를 뚫고 매어져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들이 어릴때 매어놓은 철사들이 나무가 성장하면서 워낙 단단히 매어져 있어

둥치 속으로 파고 들어 이제는 마치 둥치를 뚫고 철사를 설치한 듯이 보이는 것이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철사를 고정시키는 장치인듯 한 것도 나무 몸통을 파고들어 나무와 한덩어리가

되어있다.

 

 

 

저 나무는 아픔이 없을까....사람으로 치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여기서 저렇게 농장을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 자연이 있기에 가능할건데 비록 필요에 의하여

철사를 설치했겠지만 이것은 너무하다 싶다. 아름다워 보이고 안개속에 목가적으로 보이던 목장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고 그곳을 얼른 벗어나고픈 마음에 발걸음을 빨리한다.

 

농장 부근을 벗어나니 씁쓸하고 아픈 마음도 점차 안정이 되어간다.

중간에 만나는 자그마한 능선들이 비에 젖어 참 맑게 보인다. 가볍게 풍광을 즐기면서 갈만한 길이다.

 

 

 

 

 


▼ 역시 대간길은 가끔 인내를 시험한다

 

고루포기 정상은 생각보다 소탈(?)하다. 중간에 이정표들을 보면서 한참을 더 가야겠구나 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눈앞에 정상 표지석이 보인다.

 

역시 주위는 회색빛과 초록빛 뿐이다.

 

 

 

 

이제 능경봉까지만 가면 오늘의 산행은 거의 마칠 것이다. 가끔은 맨 후미에서 가끔은 중간에서
가끔은 다른 대원들과 어울려 가끔은 혼자만의 길의 걷는다.

 

 

 

대관령전망대에 도착했으나 여전히 회색빛 하늘이다. 대신 숲속의 안개가 서린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운 잔잔한 수채화다.

 

 

가까운 곳에 샘터가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내려가 보니 샘터인듯은 하나 폭우에 주변이 쓸려갔는지

확인하기가 힘들다.

 

 

잘 보지 못한 빨간 딱 한개의 열매만이 매달려 있는 나무를 몇그루 보고 사진에 담는다.

 

참 이쁘다.
열매를 따서 냄새도 맡아보고 손으로 살짝 터트려 열매즙을 맛 보기도 한다. 밋밋하다..

 

 

중간 중간에 들꽃들에 대한 소개 표말이 몇개 설치되어 있고, 인공적으로 경작해 놓은 곳도 있다.

 

 

대간길을 걷다보면 너무도 수줍어서인지 아니면 교만해지기 쉬운 사람들을 경계하고자 함인지
봉우리를 쉽게 내주는 않는 곳들이 있다. 거의 다 온거겠지 하면 봉오리 하나를 더 넘어야 하고 때로는
계단 형태로 되어 있어 잠시 더 올라야 한다.

 

능경봉이 이런 형상이다. 저기가 능경봉인갑다 하고 가니 더 가야 한다고 손짓하고 가느라 애쓰니 잠시
머리식히고 마음 가라앉히고 소원을 빌고 가라한다.

 

조그만 돌을 주워 조용히 마음과 함께 탑위에 얹어 놓는다.

 

 

 

능경봉 바로 아래 길은 돌로 포장을 잘해놓았다.

 

능경봉.....제법 이것 저것 설치해놓았지만, 오늘은 다람쥐 한마리가 왔다 갔다 하면서 놀고 있을뿐이다.

 

 

 

 


▼ 이런 곳에서도 생명은 자란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지나면 구 대관령 휴게소다. 선두는 벌써 내려갔을 성 싶다.

그리고 보니 오늘은 무척이나 게으름을 피우고 여기까지 온 듯하다.

 

내려 가는 길에 나무 하나가 눈에 띄인다.

제법 굵은 가지가 부러지고 그 부분이 썩어 홈이 깊이 파여 있는데 물이 고여있고 나뭇잎으로부터

물방울이 그 속으로 떨어진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나뭇잎 두개가 잠겨져 있고, 무슨 벌레인지

모르지만 두어마리 못생기고 발이 많은 벌레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방울 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은 그 속에서도 너울을 일으키고 신선한 물이 맛난듯 그 벌레들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 마치 입맛을 다시는 듯 하다.

 

'너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을 맛보렴!! '하고 말하는 듯 하기도 하고 ,

'아! 여기서도 생명은 살고 자라는 구나..' 생각과 신기함을 못내 겨워 한참을 들여다 본다.

 

 

▼ 방치하다시피 관리되는 대관령 개통기념탑

 

대관령 휴게소 조금 못미쳐 샘터가 있는데 역시 비의 영향때문인지 꼴이 영 아니다.

 

 

 

날머리 바로 아래는 임도가 잘 나있고 어떤 수염이 덥수룩한 사람이 봉고차 안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비석이 2개 있는데, 아래에 있는 '단망비'에는 조그마한 거북이 상이있고 입을 통하여 마실만한

물이 제법 흘러 나오고 있다.

 

 

 

 

장수(長壽)의 상징이던가....커다른 비석을 등에 업은 돌거북 한마리가 웅장한 기개로 서 있다.

돌에 새긴 대관령이라는 표지석은 그 자체로는 백년 천년도 갈 듯 하나, 그 주변은 거의 방치하다시피

되어 있다.

 

 

돌거북은 앞에 세우져 있는 커다란 풍력발전소의 프로펠러를 지켜보고 있다. 점차 사람들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방치되는 자신의 모습과 대비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도로를 건너 차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가다 보니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라고 씌여져 있는

돌표지판이 보이나 정작 성황당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대충 방향과 거리라도 같이 표기를 했으면 좋으련만.

 

다음 들머리를 확인하는 대장님의 모습이 참으로 진지해 보인다.

 

 


▼ 참 많이도 대담(?)해진 나..

 

휴게소 한편에 버스가 세워져 있고 그 옆 조금 낮은 곳에 흐르는 곳에서 간단히 몸을 씻는다.
예전 같으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자세가 나온다. 버스속에서 바라보일 듯도 하고 지나가는 지붕이 높은
차량에서라면 얼핏 보일듯 하지만 별로 신경이 안쓰인다. 

 

그냥 훌러덩 벗고 알탕을 한다.

 

그 사람이 산행 초보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소변 보는 모습을 보면 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초보일수록 길가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으로 들어가고 오래된 사람일수록 길가와 거리가 가깝다 한다.

그만큼 신경이 무뎌지고 덜 조심스러 한다는 뜻이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항상 좋은 것은 아닐 듯 싶다.


그러고 보면 나도 점차 그러는 듯 하고, '여하튼 안 좋은 것은 먼저 배운다'는 말이 이 상황에서는
맞는 듯하다...잠시 속으로 웃으면서 그래도 의연하게 몸을 씻는다. 개운하다.

 

 


이 지방의 특산인 황태구이를 먹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말린 황태와 포를 하나씩 사서
짊어지고 왔다. 이런 모습 역시 내게는 변화한 것들 중의 하나이다.

 

식당앞 화단에 꽃들이 역시 아름답다.

 


▼ 에필로그

 

여러가지를 볼 수 있는 구간이라 했지만 일기때문에 애시당초 기대를 접었다.
하지만, 대신 나를 들여다 보고 살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많았고 그에 비례해서 버린것도
추스린 것도 많은 구간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이 순간은 나에게 역시 소중한 시간이었고 버릴 수 없는
것들중의 하나가 되었다.

 

새벽도 침묵할 때가 있음을 알았고, 넓다란 멀리 보이는 풍광만큼 가까운 안개속의 모두가
홀로가 되어버린 초목들 사이를 걷는 것도 무척이나 운치있다는 것을 느꼈고,
썩은 나무둥치 고인물에서도 생명은 태어나고 자라고 있음을, 유달리 보라색 꽃들이

많다는 것도 보았다.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보았다..그리고 가슴에 새겼다.


[2006년 8월 22일 높은하늘]

 


(팬파이프 가곡연주) 꿈의 연가 - 초막농삿군

출처 : 고산마루산악회
글쓴이 : 높은하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