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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일반산행후기

아름다운 섬.. 소매물도 망태봉/등대섬 산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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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 : 2008. 4. 19.(토)-20.(일)(무박2일)
■ 산행코스
 ▲▲  경상남도 통영군 소매물도 망태봉/등대섬
  - 거제도 해금강-매물도여객터미널-(구경호로 매물도 이동, 약 40분)-소매물도선착장-소매물도분교(폐교)-망태봉정상-등대섬-
     망태봉-폐교-소매물도선착장-(구경호로 거제도 이동, 약 40분)-매물도여객터미널-신흥횟집-안양
    ▲ 산행시간: 약  4시간 13분(휴식, 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및 산행코스
[04/19(토)]
○ 24:00 :  안양출발
[04/20(일)]
○ 05:20 : 경상남도 거제시 저구리 명사해수욕장 도착
○ 05:38 - 07:35 : 해금강으로 이동
○ 07:49 : 매물도여객터미널 도착
○ 08:13 : 저구항 출발
○ 09:05 : 소매물도 선착장 도착
○ 09:22 : 소매물도 선착장 출발 산행시작
○ 09:43 : 소매물도분교(폐교) 도착
○ 09:47 : 등대섬/망태봉/선착장 삼거리 
○ 09:57 - 10:20 : 망태봉
○ 10:30 - 10:45: 공룡바위
○ 10:54 - 11:22 : 억새밭에서 점심식사
○ 11:32 : 열목내려가는 나무계단
○ 11:36 : 열목(등대섬으로 이동)
○ 11:54 -12:27 : 등대섬(열목을 통해 다시 망태봉으로 건너옴)
○ 12:47 : 공룡바위 길목
○ 13:10 : 소매물도 분교(폐교)
○ 13:35 : 소매물도 선착장 도착 산행종료
○ 13:51 : 승선 후 거제도로 출발
○ 14:50 : 거제도 도착
○ 15:00 - 16:00 : 거제도 대포항 소재 신흥횟집에서 식사 후 안양으로 출발
○ 22:00 : 안양도착 해산
 (이상 산행시간 : 4시간 13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산행지도

아름다운 섬.. 남해 소매물도 5년전인가? 거제도 여행 시 구조라포구에서 배를 타고 외도로 향할 때 잠깐 스쳐지나갔던 소매물도!!! 봄빛 가득한 남해바다 소매물도 등대섬을 찾아갑니다. 날씨마져 우리를 도와주는군요!!!

어떻게 매물도를 가나요? 소매물도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거제도로 가야합니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도 소매물도 가는 배가 있지만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나 소요...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저구항에 있는 매물도여객터미널에서는 약 50분 정도면 소매물도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거제시 남부면 저구마을... 19일 24:00에 안양을 출발해서 05:20분 경 저구마을 명산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뜨는 방향이 산이 가로 막혀있어 일출보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서둘러 거제도 해금강으로 이동합니다. 해금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저구항 방면의 모습...

한발 늦었습니다. 해금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서둘러 일출을 보기 위해 마을 뒷산으로 올라갔건만 05:55분경 이렇게 이미 해는 떠 버렸습니다. 그래도 못 본 것 보다는 낫네 ㅎㅎ

아름다운 해금강의 모습 이른 아침 해금강의 모습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더도 말고 딱 6개월만 이 아름답고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살았으면 좋겄습니다 ㅎㅎ ☞ 거제도 해금강은?? 명승 제2호. 1971년 지정. 임야 6,584km2, 해면(海面) 0.536km2. 거제도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이 있는데, 그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이 해금강이다. 갈곶은 원래 어촌이었으나 지금은 몇 호의 어가(漁家)와 여관이 섞여 있는 특이한 해촌(海村)을 이루고 있다. 해금강 바위섬은 갈곶과 가까운 거리이므로 작은 배로도 쉽게 왕래할 수 있다. 사자바위가 북쪽에 떨어져 있고, 큰 바위 몸체는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바닷속에서 넷으로 갈라져 4개의 절벽 사이로 십(十)자형 벽간수로(壁間水路)가 뚫려 있다. 이 수로는 북 ·동 ·남쪽에서는 배가 드나들 수 있어 절벽마다 빛깔 ·형태 ·초목의 다름을 볼 수 있다. 바닷물은 맑고 푸르며 바위는 채벽(彩壁)으로 둘러싸여 있어 때로는 총석(叢石)을 이루고,때로는 뚝뚝 흐르다가 멈춘 듯 정교한 변화를 보이며, 위태롭게 솟은 촛대바위, 십자동굴로 불리는 수로 사이의 푸른 물결과 함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절벽에는 동백 ·구실잣밤 ·풍란 ·석란 ·박쥐란 등의 초목이 있으며, 속칭 서불과차(徐市過次)라 하여 진시황이 불로 초를 구하러 방사(方士)인 서불(일명 徐福)이란 사람을 보냈다는 설화가 전한다. 앞바다와 서쪽 충무에 이르는 해역은 모두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며, 이 섬의 동쪽에 이충무공의 해전으로 유명한 옥포만, 서쪽에는 한산도가 있다

유채꽃을 만나다... 해금강 주차장 옆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정말 운 억세게 좋군요... 제주도 못지 않습니다. 함께한 여산우님들을 모두 다 모셨습니다. 이쁘다!!!!! 유채꽃!!!

아름다운 화원 해금강은 그 경치 많큼이나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놓았습니다. 관광지를 돌보는 지자체의 정성이 느껴지는군요!!! 완전히 덤입니다.

매물도여객터미널 해금강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버스로 약 10분 정도 거리인 저구리 매물도여객터미널에 7시55분경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소매물도까지는 1인당 왕복요금 18,000원. 하지만 20명 이상 단체일 때에는 16,000원입니다.

저구항 선착장 모습 거제도 저구항 선착장의 모습... 저기 우리를 태우고 갈 배가 정박해 있습니다. 거제도와 소매물도는 하루에 4회 운행합니다. 거제도 저구항에서는 08:30, 11:00, 13:30, 3:30에 소매물도로 출발하고 소매물도-저구항편은 위 시간에 30분을 더한 시간에 출항합니다. 저희는 8시 30분 배를 타고 들어가 오후 2시 배를 타고 귀환할 예정입니다. 배편 예약 문의는 매물도해운(주) 055-633-0051, 055-681-3535 으로 하면 됨돠!!! 소매물도로 들어가는 단체승객이 많아 예정보다 조금 빠른 8시 13분에 출발합니다.

저구항을 떠나며... 한적한 거제도 남부면 저구마을 저구항... 소매물도로 떠나는 배에서 바라본 시골 어촌마을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남해바다 속으로... 금산 설흘산 산행 때는 남해바다를 바라만 보았는데 오늘은 그 위를 노니는군요 ㅎㅎ 날씨도 좋아 잔잔한 바닷물결에 마음 속 찌꺼기들이 모두 씻겨져 가는 기분입니다. 보길도 유배중에 어부사시사를 지은 윤선도 어르신네의 감흥이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요? ♣ 어부사시사 중에서.. 연잎에 밥싸두고 반찬을링 장만마라 닻들어라 닻들어라 푸른삿갓 쓰고 있다 비옷은 가져오냐 찌그덩찌그덩 어사와 무심한 백구는 내가쫓는가 제가쫓는가.

남해바다에 취하고 맙니다. 푸르른 하늘... 쪽빛바다... 잔잔한 파도 그리고 그 위를 노니는 갈매기까지...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이미 저는 취해버렸습니다. 섬산행에서만이 맛볼 수 있는 행복이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을 다 갖출 수 있는 날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지요!!

소매물도 거제도 저구항을 출발한지 약 50분이 조금 지난 9시 5분경.. 목적지인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함께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제법 되어서인지 선착장이 북적 북적합니다. 망태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선착장에서 곧바로 마을 한가운데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마을임도 초입에 이렇게 등산안내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소매물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위치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에 대미를 장식하는 섬. 바다와 섬이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해 그린들 이만한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은 감흥에 벅찬숨을 토하게 하는 곳이다. 대도시의 찌든 현대인이 꿈꾸는 파라다이스가 있다면 소매물도가 바로 그 곳일 것이다. 비취빛 바다와 초원위의 하얀 등대가 투명한 하늘과 만난다. 섬 주변의 기기묘묘한 갯바위들이 그 아름다움을 절정에 달하게 한다. 이국적인 멋이 가득한 등대섬 전경은 소매물도 제1의 볼거리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등대섬 가는 길의 몽돌밭은 하루 두 번, 본 섬과의 길을 열어준다. "모세의 바닷길"을 소매물도에서도 볼 수가 있다. 한여름이면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조금 깊은 곳에서 스쿠버다이빙도 가능하다. 배를 타고 섬 전체를 돌아보는 것은 소매물도 여행의 백미이다. 불쑥 솟아오른 갯바위 사이로 부서지는 파도, 바다 안개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소매물도를 찾는 관광객들 중에선 이미 이곳의 정취를 느껴본 사람들이 많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진한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매물도나 등대섬은 어디랄 것도 없는 천혜의 갯바위 낚시터다. 봄여름에는 참돔, 농어, 볼락, 돌돔, 가을. 겨울에는 삼치, 감성돔 등의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870년경 김해김씨가 소매물도에 가면 해산물이 많아 굶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거제에서 입주하여 정착하였다고 한다. 섬의 이름은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마미도라 불리었고 마미도는 매미도로, 매미도가 매물도로 변음되었다고 한다. 당산제와 중당제로 이어지는 당제의 전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슬픈 남매바위 이야기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관광자원으로서는 한려수도의 경관과 남매바위를 비롯한 기암과 등대섬이 있다. 청정해역으로 해산물이 풍부하다. 소매물도에 이웃하여 매물도(이상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와 어유도, 대덕도, 소덕도 그리고 홍도(이상 경상남도 통영시 송산면)가 있다.

폐가 이렇게 버려진 폐가가 있습니다. 물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아이들 교육 때문에 거제도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능선에 오르다 되돌아 보았습니다. 산객들로 조금 북적거리지만 마냥 평화로운 어촌의 아침입니다.

소매물도 분교 산행을 시작한 지 약 20분 후 지금은 폐교가 된 소매물도 분교에 도착합니다. 아주 자그마한 어릴쩍 내가 다녔던 고향의 학교 모습이 연상되는 그런 학교입니다. 오우!!! 낭자들!!!! 썬글라스 쥑입니다 ㅎㅎ

등대섬/망태봉/선착장 갈림길 폐교에서 채 5분도 안되어 등대섬/망태봉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예서는 당연히 망태봉으로 가야겠지요!!!

모하던 물건인가요? 정상 못미쳐 흉물스러운 구조물 하나... 모하던 물건인지?? 저 아래 보이는 것이 공룡바위인가 봅니다.

망태봉 정상에서.. 망태봉/등대섬 갈림길에서 10분 후 그리고 산행을 시작해서 약 35분 후에 망태봉 정상에 섭니다. 저 아래 가야할 등대섬이 그림같이 펼쳐지는군요!!! 정말 환상적인 그림이 펼쳐집니다.

망태봉 정상을 내려오며... 아쉽지만 정상에서 내려섭니다. 소매물도 주민들에게 물어 보니 오후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등대섬으로 가는 바닷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모세의 기적을 조만간 보겠군요!!! 등대섬으로 가는 길을 열목이라고 하는데 썰물때에는 바닷물이 빠져 길이 열립니다. 소매물도의 명물 공룡바위가 저를 반깁니다 ㅎㅎ

공룡바위 주변 그림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쥑입니다 ㅎㅎ 푸른바다와 해안 그리고 그 위에 기암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말 눈이 아주 행복한 곳입니다.

푸른 바다와 억새밭에서.. 공룡바위에서 약 5분 정도 이동하면 등대섬으로 가는 길목에 억새밭이 펼쳐집니다. 아직 11시도 안된 시간... 12시 정도 되어야 열목에 바닷길이 열립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이동하기로 하고 자리를 폅니다. 두번째 사진은 식사를 마치고 옆 암봉에 올라 내려다 본 모습. 식사 후 장소를 정리하고 있는 산우님들의 모습이 내려다 보입니다. 이미 많은 산객들이 등대섬으로 이동하기 위해 식사장소 옆으로 해서 내려가고 있습니다. 세번째 사진은 암봉에서 바라본 등대섬의 모습입니다.

등대섬 내려가는 길.. 아직 12시는 안되었지만 등대섬 쪽에서 올라온 산객들의 말이 길이 열렸다고 하는군요!!! 등대섬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이렇게 나무계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열목 하루에 한번씩 썰물때에만 열린다는 바닷길.. 열목입니다. 이때에만 걸어서 등대섬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지나온 바닷길.. 등대섬으로 오르면서 지나온 바닷길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등대섬 정상 가는 길... 열목을 지나 등대섬 정상까지는 이렇게 나무 계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변 그림이 너무 좋아 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등대섬 정상 등대섬 정상에는 이렇게 등대가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그림은 말이 필요 없지요... 아주 멋집니다. 섬산행의 백미만 모아 놓은 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촛대바위의 모습이 아주 그림 같습니다. ♣ 소매물도 등대 ♣ - 글 이 생 진 산 하나 넘어서 물이 길을 내주면 맨발 벗고 가는 길 엉겅퀴 민들레 진달래 모두 빠져 죽은 것들의 넋 왜 이곳에서 피느냐 했더니 ‘살아서 등대를 좋아한 탓’이라며 쓸쓸히 웃는다 / 그 ‘탓’ 나도 그 탓 때문에 등대로 가는 거다’

등대섬을 내려서며.. 가기 싫다고... 이곳에서 그냥 살고 싶다고..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이곳에서 머물고 싶다고 외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야 합니다 ㅎㅎㅎ 등대섬 정상에서 원을 그리듯... 내려갈 때에는 반대편으로 내려섭니다.

다시 열목을 건너서.. 등대섬으로 건너올 때보다 물이 더 빠져 있는듯합니다. 다시 열목을 건너서 망태봉으로 향합니다.

공룡바위 가는 길... 망태봉 정상에서 내려올 때 공룡바위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이번에 다시 돌아갈 때에는 곧바로 망태봉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공룡바위를 거쳐 망태봉/등대섬 갈림길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두번째 사진의 모습은 등대섬으로 갈 때 이미 공룡바위를 경유한 산우들이 먼저 망태봉/등대섬 갈림길로 오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폐교가 된 소매물도 분교에서 잠시 놀다.. 등대섬을 떠난 지 약 40분 후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소매물도 분교에 도착합니다. 시간이 오후 1시 10분... 2시 배를 타고 다시 거제도로 나가야 하지만 조금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소매물도를 떠나며.. 소매물도 분교에서 약 25분 후...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우리를 태우고 갈 배가 이미 와 있습니다. 서둘러 인원확인을 하고 승선하여 1시 50분경 단체승객들만 먼저 태운 배가 거제도로 출발합니다. 약 1시간 후인 2시 50분경 거제도 저구항에 도착 후 대포항으로 이동하여 예약해둔 신흥횟집에서 식사를 하고 모든 일정을 종료합니다.

산행후기를 마치며... 섬 산행은 나름대로 또 다른 그 무언가를 남겨주곤 합니다. 바다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봄빛 가득한 남도의 작은 섬에서의 이미지들은 아마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나의 흔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내년에는 다시 한번 이곳을 찾아서 바다 속 심연속으로 가라앉는 일몰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 봄날, 사랑의 기도 ♣ - 글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 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큰 것보다도 작은 것도 좋다고, 많은 것보다도 적은 것도 좋다고, 높은 것보다도 낮은 것도 좋다고, 빠른 것보다도 느린 것도 좋다고,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그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장미의 화려한 빛깔 대신에 제비꽃의 소담한 빛깔에 취하게 하소서 백합의 강렬한 향기 대신에 진달래의 향기 없는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떨림과 설렘과 감격을 잊어버린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은 몸에도 물이 차 오르게 하소서 꽃이 피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얼음장을 뚫고 바다에 당도한 저 푸른 강물과 같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