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11. 9. 30(금) - 10. 1.(토)(무박2일)
■ 산행코스
▲▲ 한계령-(2.3)-서북능선삼거리-(1.6)-귀청-(6.0)-대승령-(8.6)-남교리 // 이상 도상거리 약 18.5km
▲ 산행시간: 약 11시간 6분(휴식, 식사시간 포함)
■ 이동경로 및 산행코스
[9/30(금)]
○ 23:15 : 복정역 출발
[10/1(토)]
○ 02:23 : 한계령 도착
○ 03:00 : 한계령 출발 산행시작
○ 04:25 - 04:34 : 서북능삼거리
- 좌 : 귀청, 우 : 끝청
○ 04:51 : 너덜지대 초입
○ 05:48 : 귀떼기청봉(1,577.6m)
○ 06:58 : 1,456봉
○ 08:25 : 1408.2봉
○ 09:08 : 1273봉 이정표
○ 09:38 : 1265봉
○ 09:58 - 10 : 20 : 대승령(1,210.2m)
- 식사 후 출발
○ 10:44 : 안산/남교리 삼거리 갈림길
○ 10:57 : 능선끝쉼터
○ 12:30 : 두문폭포
○ 12:40 : 복숭아탕
○ 13:30 : 응봉폭포
○ 14:06 : 남교리지킴터 도착 산행종료
(이상 도상거리 약 18.5km, 산행시간 : 11시간 6분, 휴식, 식사시간 포함)
어김없이 올해에도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설악산 주능에는 어느 덧 울긋불긋 추색이 만연하다고 매스컴에서는 연일 난리... 올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단풍잎이 곱다나 뭐라나...
마침 아는 산악회에서 무박으로 설악산을 간다고 합니다.
산행코스는 4가지... 각자 마음에 드는 코스를 선택해서 산행하고 날머리에서 픽업시간만 맞추워주면 되는 그런 산행입니다.
아무리 천불동과 공룡능선의 가을빛이 최고라고 하여도 수 많은 산객들 속에 뭍혀 사람에 치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나름 호젓하게 여유로운 가을 서락을 즐기고 싶습니다.
하여 직장동료와 함께 대청봉 방면을 버리고 서북릉... 귀청과 대승령 방면으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출발하였습니다.
복정역에서 23:15분경 출발한 산악회 버스..
내설악광장에서 약 40여분 정차한 후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한계령에 새벽 2시가 조금 넘어 나와 동료를 떨어 뜨리고는 오색으로 가버립니다.
즉 오늘 한계령에서 귀청을 거쳐 남교리로 가는 사람은 우리 뿐이라는 이야기...
나머지는 모두 오색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계령 출입문은 새벽 3시에 열린다고 합니다.
수많은 산님들이 한계령에서 출입문이 열리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공단 직원이 출입문을 열기 위해 내려오자 환호와 박수까지 ㅎㅎ
하지만 출입문이 열리자 너무 많은 산객들이 몰려 줄을 서서 진행합니다. 거의 서북능 삼거리까지..
한계령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지나 서북능선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귀청, 우측으로 진행하면 끝청을 지나 소청, 중청, 대청봉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자리를 펴고 앉아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한계령에서 올라온 산객들의 거의 대부분이 대청봉 방면으로 진행하는군요..
귀청으로 향하는 사람은 저와 제 동료 딸랑 2명 뿐이군요.
서북능삼거리에서 출발해서 약 17분이 지나 너덜지대가 시작됩니다.
2년 전에 이곳을 다녀갔지만 어둠속에서 왠지 낮이 설군요..
어둠 속에서 겨우 겨우 길을 찾아 조심스럽게 나아갑니다.
어둠속에서 조심스럽게 너덜지대를 지납니다.
함께한 동료는 무박산행 자체가 오늘 처음인데 오히려 나보다 더 잘 갑니다.
이런 너덜지대에서 방향을 잃지 말라고 사진에서 보듯이 안내선이 매어져 있고 중간 중간 형광봉에 세워져 있습니다.
서북능 삼거리에서 약 1시간 10분 정도 지나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귀떼기청봉에 도착했습니다.
당초에는 이곳에서 일출을 만났으면 했는데 조금 진행이 일렀습니다.
귀청의 넓은 공간은 저렇게 비박꾼들이 차지해버렸군요...
하는 수 없이 귀청을 내려가기로 합니다.
얼핏 멀리서 여명이 밝아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희미하기는 하지만 서락을 둘러싸고 이리 저리 바람에 몰려다니는 운무가 거의 환상입니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아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함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앞서가는 동료도 처음보는 환상적인 서락의 모습에 거의 정신줄을 놓을 지경입니다 ㅎㅎ
조금씩 날이 밝아오자 남설악 산군들을 휘어감은 운무의 모습이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모 시인의 글처럼 바람따라 이리 저리 몰려다니는 군요..
말 그대로 운해입니다.
이곳 설악에서 이런 모습을 한 두번 본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운무의 쇼를 보기 위해서 어쩌면 오늘 산행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모르겠군요...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우측으로 용아장성능 방면에도 운해가 장난이 아닙니다.
약 40분 동안 귀떼기청봉에서 겨우 400미터 진행했습니다 ㅎㅎ
이곳 서락 능선에는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산 아래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지만 능선에는 이제 한창...
아마도 다음 주 중에는 절정에 이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직 절정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제법 단풍잎이 물들어가는 등산로 주변의 모습이 그런대로 볼 만합니다.
완전히 만개하였을 때 모습과는 또 다른 맛을 보여주는군요..
귀떼기청봉에서 약 1시간 10분이 지나서 1,456봉에 올랐습니다.
여전히 남설악 산군을 휘어감고 있는 구름의 쇼는 진행 중..
이제 귀청 정상부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귀청 정상에서 어둠으로 인해 보지 못했던 화려한 운무의 쇼를 이곳에서 보상받습니다.
너무나 화려한 운해 이미지에 그저 황홀 그 자체입니다.
이런 모습을 그리며 피곤한 줄도 모르고 금요무박 산행길을 떠난 것이지요 ㅎㅎ
1.2km진행하는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도상거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 많큼 진행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화려한 경치에 취해서 자주 멈추는 탓도 있지만 실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구간입니다.
☞산과 구름 그리고 그자리를 지켜온 고사목..☜ |
멀리 가야할 1408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좌측으로는 삼형제봉과 주걱봉 능선을 휘어 감은 운해가 절묘하게 절경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정상부의 저 고사목(?) 녀석은 언제부터 저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요??
너무나 멋진 이미지에 감동 또 감동..
♣ 한계령에서 ♣
- 글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운무와 어우러져 같은 산이라도 보는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을 제각기 달리합니다.
기임괴석과 물들기 시작한 단풍잎 그리고 바람에 따라 이리 저리 춤을 추는 운무까지...
오늘 아주 아자 횡재한 날입니다.
이런 모습 아주 오랫만에 봅니다.
예전 중청대피소에서 새벽에 용아장성을 가득 메운 구름이 이리저리 바람에 떠밀려 춤을 추며 이동하던 모습을 본 이후 처음입니다.
능선 뒤 가득 메운 운무가 춤을 춥니다.
이래 저래 대승령으로 향하는 발걸음만 자꾸 늦어지는군요..
다시 아주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다행이도 이렇게 계단을 만들어 놓아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을 올 수 있었을까요??
계단을 올라와서 본 등산로의 모습 그자체도 아주 멋지군요..
1456봉에서 약 1시간 30분이 다 되어서야 1402봉에 도착했습니다.
멋진 비경에 자주 발걸음을 멈춘 탓도 있기는 하지만 넘 진행속도가 늦었습니다.
아직도 대승령까지 반도 오지 않았군요...
2년 전에도 아주 인상적으로 보았던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저 녀석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아주 반가웠습니다.
뒷면은 저렇게 죽은 듯 하지만 마지막 사진에서 보듯 멀쩡하게 살아 있습니다.
이곳의 명물입니다.
이제 이 1402봉을 내려서면 다소 대승령까지 산행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1402.8봉을 지나서 부터는 산행길이 다소 지금까지와 달리 부드러워지고 완만해집니다.
더불어 산행속도도 빨라지게 마련입니다.
어느 덧 가을이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입니다.
1408봉에서 약 43분이 지나서 1273봉 이정표를 지납니다.
이제 대승령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408봉을 지나서는 조망보다는 숲이 우거진 등산로를 지나면서 가을 단풍의 모습을 많아 볼 수 있었습니다.
1273봉에서 약 30분이 지나 1265봉을 지납니다.
맞은편에서 일단의 산객들이 우리와 이곳에서 교행합니다.
처음 만나는 맞은 편에서 오는 산객들입니다.
1265봉에서 약 20분이 지나서 대승령에 도착했습니다.
귀떼기청봉에서 이곳 대승령까지 무려 4시간 1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곳 대승령에 오니 그나마 7-8명의 산객들을 만났습니다.
대부분 이곳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올라온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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