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22.07.15. (금)
♧ 산행코스 : 동학사주차장-(3.1)-남매탑-(0.5)-삼불봉-(1.6)-관음봉-(1.1)-연천봉-(2.2)-갑사-(1.0)-주차장 // 거리 9.5km, 4시간 26분(식사, 휴식시간 포함)
※ 산행세부일정
○ 07:30 : 죽전고속도로(하행) 버스정류장
○ 09:28 : 동학사 주차장
-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683-12
○ 09:37 : 천정탐방지원센터
○ 09:47 : 문골
○ 10:04 : 문골삼거리
- 직진 : 남매탑 1.3km, 우측 : 지석탐방지원센터 1.8km
○ 10:24 : 큰배재
○ 10:36 - 10:45 : 남매탑
- 식사 후 출발
○ 10:52 : 삼불봉고개
○ 11:00 : 삼불봉(775m)
○ 11:10 : 금잔디고개 삼거리
○ 11:34 : 자연성릉 전망대
○ 11:55 : 관음봉(766m)
○ 12:23 : 연천봉고개
○ 12:30 : 연천봉(740m)
○ 12:38 : 연천봉고개
○ 13:36 : 갑사
○ 13:54 : 갑사탐방지원센터 도착 산행종료
○ 13:55 - 15:30 : 갑사 상가단지에서 커피숍과 식당 이용
○ 15:50 - 18:00 : 귀경(죽전고속도로(상행) 버스정류장 도착)
아주 오랫만에 충남 명산 계룡산을 찾게 되었습니다.
언제 계룡산을 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산행기록을 뒤져보니 2009년 3월 7일 이더군요!!
무려 13년 전입니다.
그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홀로 내려가 동학사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천장골로 남매탑, 삼불봉에 오른 후 관음봉으로 가서 연천봉 경유해서 다시 동학사로 하산했었습니다.
오늘은 연천봉까지 코스는 동일하지만 동학사 대신 갑사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2009년과 동일하게 오늘도 동학사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산악회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간단하게 산행준비를 마친 후 도로를 따라 동학사 상가단지를 지나서 동학사 방면으로 올라갑니다.
산행대장이 산행시간을 아주 널널하게 줍니다.
오후 3시 50분까지 갑사 주차장으로 오라고 하는군요!!
"계룡산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흡사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이라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지리산, 경중에 이어 3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은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숲을 지닌데다 교통의 요지인 대전 가까이 있어 전국적으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계룡산은 조용한 산줄기 곳곳에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경관이 수려고 아름다운 자태와 더불어 고찰과 충절을 기리는 사당을 지닌 것으로도 이름 높다.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의 신원사, 동남쪽의 용화사 등 4대 고찰과 아울러 고려말 삼은을 모신 삼은각, 매월당 김시습이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낸 숙모전, 신라 충신 박제상의 제사를 지내는 동학사 등이 그것이다.
계룡산은 흔히 봄 동학사, 가을 갑사로 불릴만큼 이 두 절을 잇는 계곡과 능선 등 산세의 아름다움은 널리 알려져 있다.
갑사계곡은 계룡산 국립공원의 7개 계곡중 "춘마곡 추갑사(봄에는 마곡계곡, 가을에는 갑사계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풍이 빼어난 곳이다. 5리숲 이라고도 부르는 갑사 진입로는 특히 장관이다. 갑사를 중심으로 철당간지주, 사리탑 등 불교 유적이 많다.
특히 갑사계곡 아홉 명소 중 하나인 용문폭포는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는 영험함 때문에 기우제나 산제 등 무속행사의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계룡산은 사계절 산행지로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계룡8경 중 제2경인 삼불봉의 설화는 겨울 계룡산 최고의 풍광으로 꼽힌다. 계룡산 겨울산행의 백미는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1.8㎞의 자연성릉 구간이다. 자연스런 성곽의 능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협소한 길목이 자주 나타나 변화무쌍한 코스다."[출처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 갈림길...
직진방향인 동학사 방향을 버리고 우측 천정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천정탐방지원센터를 지나서 천장골 계곡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역시 숲속으로 들어오니 더위도 좀 가시고 아주 좋습니다.
동학사 주차장을 출발해서 약 19분 지나 문골을 지납니다.
딱 1km 걸었는데 램블러 녀석도 1km에 19분 지났다고 알려주는군요!!!
문골에서 약 17분 더 오르니 문골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지석골로 내려가는 길이군요!!
즉 지석탐방지원센터에서 삼불봉으로 오르면 이곳에서 합류하게 된답니다.
문골삼거리에서 약 20분 더 오르자 큰배재에 도착합니다.
이제 이곳에서 남매탑까지는 약 500m.
우측으로 올라가면 장군봉이라고 하는데.....
아직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언젠가는 함 장군봉에 오르겠지요...
드디어 남매탑에 올랐습니다.
동학사주차장에서 이곳까지 1시간 8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큰배제에서 이곳까지는 약 12분...
동학사주차장에서 이곳 남매탑을 지나 삼불봉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을 걷는 길이어서 날씨 더운 여름철에는 아주 힘든 코스입니다.
남매탑에서 남매탑에 얽힌 전설도 함 읽어주고 예전에 못 보던 쉼터공간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합니다.
이곳까지 올라오면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당이 떨어졌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주는군요 ㅎㅎ
미리 미리 당을 보충해야 저혈당을 막을 수 있습니다.
"‘때는 거금 천사백여 년 전 신라 선덕여왕 원년, 상원대사가 이곳에 와서 움막을 치고 기거하며 수도할 때다. 비가 쏟아지고 뇌성벽력이 천지를 요동하는 어느 날 밤에 큰 범 한 마리가 움집 앞에 나타나서 아가리를 벌렸다. 대사는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은 채 염불에만 전심하는데 범은 가까이 다가오며 신음하는 것이었다. 대사가 눈을 뜨고 목 안을 보니 인골(人骨)이 걸려 있었으므로 뽑아주자 범은 사라졌다. 그리고 여러 날이 지난 뒤, 함박눈이 내려 사방을 분간할 수조차 없는데, 전날의 범이 한 처녀를 물어다 놓고 가 버렸다. 대사는 정성을 다해 기절한 처녀를 회생시키니 바로 경상도 상주읍에 사는 김화공(金化公)의 따님이었다. 한겨울이라 눈을 헤치고 나갈 길이 없어 이듬해 봄까지 기다렸다가 그 처자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전후사를 말하고 스님은 되돌아오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미 김 처녀는 대사의 불심에 감화를 받은 바요, 한없이 청정한 도덕과 온후한 성품에 연모의 정까지 생겼는지라, 그대로 떠나보낼 수 없다 하여 부부의 예를 갖추어 달라고 애원했다. 김화공도 또한 호환에서 딸을 구원해 준 스님의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던 차, 의논한 끝에 처녀는 대사와 의남매의 인연을 맺어 함께 계룡산으로 돌아와 김화공의 정재(淨財)로 청량사를 새로 짓고 평생토록 남매의 정으로 지내며 불도에 힘쓰다가 함께 서방 정토로 떠났다. 두 사람이 입적한 뒤에 사리탑으로 세운 것이 남매탑이다.’"[출처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남매탑에서 충분히 당을 보충한 후 다시 힘을 내서 삼불봉으로 향합니다.
약 7분 후 삼불봉 직전 고개에 올랐습니다.
산사태가 있어 무너진 적이 있는가 무너지지 말라고 그물망을 쳐 놓았는데 어째 불안 불안합니다.
조금 부실한 것 같아요!!!
삼불봉 고개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이제 삼불봉으로 오릅니다.
약 200m 오르면 삼불봉 정상입니다.
드디어 삼불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동학사주차장에서 이곳 삼불봉까지는 약 1시간 32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삼불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말할 필요도 없이 아주 멋집니다.
좌측으로는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 능선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도 이곳 삼불봉이 가장 자랑하는 것은 겨울 설경인 듯 하네요!!!
잠시 삼불봉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관음봉으로 가기 위해 급한 철계단을 내려갑니다.
안전장치는 잘 마련되어 있지만 상당히 급한 경사입니다.
겨울에는 아주 조심해야 할 듯 합니다.
삼불봉에서 약 10분 정도 지나서 금잔디고개 삼거리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관음봉과 연천봉을 Pass하게 되겠지요!!
관음봉을 향하여 직진하여 진행합니다.
자연성릉 능선을 타면서 맞이하는 조망은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입니다.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진짜 환상적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저 산님... 참 좋은 자리 잡으셨습니다.
자연성릉 등산로 안전시설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아주 아주 좋은 등산로입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보듯... 지나온 삼불봉의 모습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삼불봉에서 약 34분 정도 지나 이곳 자연성릉 중간지점에서 아주 특별했던 조망처를 만났습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보이는 저 곳인데... 아주 멋진 곳입니다.
제 스스로 자연성릉 전망대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연성릉 전망대에서 바라본 멋진 그림들입니다.
어느 덧 관음봉이 훌쩍 가까워졌습니다.
이렇게 보니 계룡산이 사실 엄청 큰 산일 뿐만 아니라 악산이네요!!!
어느 덧 관음봉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이제 저 데크계단을 통해 관음봉을 올라갑니다.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서 바라본 지나온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모습은 아주 압권입니다.
계룡산이 주는 기를 팍팍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드디어 관음봉에 올랐습니다.
동학사주차장에서 이곳 관음봉까지 2시간 27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삼불봉에서 이곳 관음봉까지는 55분이 걸렸군요!!!
관음봉 정상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합니다.
삼불봉이 설화라면 이곳 관음봉은 한운[閑雲]이라고 하네요!!
한운[閑雲]이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이라는 말인 것 같은데...
결국 이곳 관음봉에서는 구름을 자주 볼 수 있다 모 그런 것인가?????
하여튼 계룡4경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제 오늘 산행에서 마지막으로 들러야 할 연천봉으로 향합니다.
숲이 좋아서 그래도 좀 나은 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여름 햇빛은 엄청 따가웠습니다.
자연성릉을 넘어오면서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쳤습니다.
어서 도갑사 계곡에 도착해서 계곡물에 발 좀 담그었으면 하는 맘 뿐입니다. 지금은...
관음봉에서 연천봉 가는 길은 이 연천봉고개까지는 능선이 아닌 숲길을 걷습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어 한결 좋습니다.
관음봉에서 약 25분 정도 지나서 연천봉고개에 올랐습니다.
일단 연천봉을 들렀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서 갑사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연천봉고개에서 연천봉까지는 불과 200m.
헬기장을 거쳐 연천봉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는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천황봉과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보입니다.
연천봉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삼불봉이 설화, 관음봉이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 즉 한운이라면 이곳 연천봉의 자랑은 낙조인가 봅니다.
연천봉 석각은 바위에 각자되어 있는데 그 의미는 조선이 482년 후에 망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모 그런 도참적인 내용이라고 합니다.
"관음봉에서 내려가 문필봉 허리를 20분쯤 돌아 내려서면 사거리(연천봉 고개)가 나오고, 10분쯤 직진해 연천봉(743m)에 오른다. 연천봉(連天峰)은 하늘과 닿는다는 이름답게 계룡산에서 기운이 가장 ‘쎈’ 명당으로 꼽힌다. 왜 그럴까? 도사와 무당들이 기도했을 법한 바위에 앉아 눈을 감았으나, 기자는 그런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공부가 안되어서 그럴 것이다.
바위 한 쪽에 “조선은 482년 만에 망한다”는 글(암호문)이 새겨져 있다. 따져보니 482년 전·후의 1870년대는 외세의 침략으로 조선의 멸망이 시작되는 시기였으니, 그 예언이 크게 빗나간 것은 아니다."[출처 : news1]
연천봉에서 연천봉고개로 되돌아 왔습니다.
잠시 고개에 앉아 쉬었다가 갑사로 하산합니다.
연천봉고개에서 갑사 하산길은 초반 상당히 급하고 돌이 많은 그런 피곤한 길입니다.
잘못 멍 때리고 내려가다가는 발목 다치기 딱 좋은 그런 길입니다.
겨울철에는 아주 신경 써서 내려가야 하는 길입니다.
아직 계곡상류인 듯 한데 반가운 계곡물을 만났습니다.
수량은 그리 많지 않아도 아주 깨끗한 청정수입니다.
주저 없이 배낭을 벗어놓고 등산화 벗고 계곡물에 세수하고 발 담그고 갑니다.
이 맛에 여름에 계곡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닙니다 ㅎㅎㅎ
계곡물에 발을 담그었다가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잠시 콘크리트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산길로 내려갑니다.
연천봉고개에서 하산을 시작한지 약 1시간이 조금 못되어서 대성암을 지납니다.
문은 열려 있는데 들어가 보지는 않고 담장 밖에서 보니 작은 암굴에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목조보살좌상인데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되었다고 하는군요.
갑사 경내로 들어왔습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저 건물내에 월인석보 목판본을 보관하고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판본 중 유일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판목은 선조 2년(1,589년)에 충청도 한산에 사는 백개만이라는 분이 시주하여 활자를 새기고 충남 논산 쌍계사에 보관하였었는데 70년 전에 이곳 갑사에서 입수하여 보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갑사 경내를 이리 저리 둘러보면서 내려갔습니다.
두번째 사진의 저 대웅전 건물은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라고 합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듯이 범종루 또한 아주 멋진 건물입니다.
다시 한번 범종루 한번 보아주고 사천왕문을 지나서 자연관찰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계곡을 끼고 있는 자연관찰로이어서 그런지 날파리들이 따라오면서 엄청 성가시게 합니다.
갑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연천봉에서 이곳 갑사탐방지원센터까지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일단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상가단지로 서둘러 내려갔습니다.
계룡산 갑사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앞에 먹거리장터가 있습니다.
산행마감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여유있게 산행을 끝내서 시간이 널널합니다.
일단 시원한 냉커피 한잔 마시러 커피숍부터 찾았습니다.
"계룡산 갑사 황매화로 물들다?"
"춘마곡 추갑사"(봄에는 마곡사요 가을에는 갑사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데 가을에도 와야 하고 황매화를 보려면 봄에 또 이곳을 와야 하나요???
먹거리장터 초입 카페에서 냉커피 한잔 마시고 나서 장터 한 식당에서 도토리전과 도토리묵 그리고 쇠주 1병을 시켜서 홀로 더위를 식히면서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찾은 공주 갑사인데 가을에 한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시간에 맞추어 대형주차장을 내려왔습니다.
주차장이 아주 큽니다.
나머지 산님들이 다 내려온 15:50분 갑사를 출발해서 귀경길에 올랐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삼불봉 하산길에 바라본 장쾌한 자연성릉 모습 ]☜
무려 12년만에 계룡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예전에 정맥길 산행 중에 천황봉을 몰래 들어가려다가 포기하고 직전에 하산한 것까지 합치면 계룡산 산행은 오늘로서 3번째입니다.
물론 갑사가는 길은 오늘 처음 걸었습니다.
시간이 맞으면 올 가을에는 산행코스를 좀 달리해서 다시 한번 갑사가는 길을 걷고 싶습니다.
♣쓸쓸한 날에 ♣
글 강윤후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을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알리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 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더러운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들려주어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할지 모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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