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일반산행후기

[스크랩] 설악산 공룡능선을 다녀오다.

************************************************************************

★ 산행일자 : 2006. 10. 2 - 3.(무박 2일)

 

★ 위   치 :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 산행예정 코스 : 설악동 소공원 - 비선대 - 금강굴 - 금강문 - 마등령 - 오세암갈림길 -

                       (공룡능선시작) - 나한봉 - 1,275봉 - 신선봉 - 무너미고개 - (천불동

                       계곡시작) - 양폭 - 귀면암 - 비선대 - 소공원 (원점회귀 산행)

                          *산행거리 :약 19.9km , 산행시간 : 약10시간 30분*

 

★ 날   씨 : 산행하기 복받은 날씨 ( 하늘은 맑고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 )

 

★ 실 산행시간

2006.10.02(월) 22:30 : 농수산물쎈타 출발(총 29명)

        10.03(화) 02:00 : 설악동 도착.

                       02:00-03:00 주차장에서 조식.(누룽지와 라면)

                       03:00-03:15 준비운동

                       03:50   비선대도착

                       06:30-06:55 마등령 도착(휴식)               *06:10 약수터도착 *06:18 일출 

                       06:55-11:05 공룡능선 5.1 km 통과, 무너미재 도착

                                          (희운각대피소 10분거리, 설악동 소공원 3시간 25분 거리)

                       11:25-12:35 희운각대피소에서 중식

                       12:35-13:30 양폭산장 도착

                       13:30-13:55 탁족 및 사진촬영

                       16:10   설악산 소공원 도착.                 총 13시간 10분 소요.(순산행 10시간 50분)

                       18:00   대포항 주차장 도착.

                       18:30-19:20 뒷풀이(후니님과 놀부님 식당 수배) 

                       19:30-22:40 대포항-주문진-동해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신갈안산고속도로-북수원

                                  IC-농수산물쎈타

 

★ 참여인원 : 총 29명

다니엘님, +3명,  너울, +3명,  짱차장님, 양재동나그네님, 구기회님, hippo님, 구카사랑님, 낚시대장님,

놀부님,    평촌아찌님,  후니님, 그린데이님, 메트로칸님, 쉬리님, 여행강타님, 자연사랑님, 해바

라기님, 국화님, 호호님, 호호+1님, 낙랑공주님, 오렌지님, 고야님

***************************************************************************

올해는 설악산과 별로 인연이 없었다.

 

겨우 지난 6월 백운동계곡을 다녀온 것이 전부...

그래도 산을 즐긴다고 하면 설악산과 지리산을 빼 놓을 수는 없는데ㅠㅠ.

 

저녁 7시..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안양에서 10시에 출발이지만 오늘은 서울에서 오는 산우 세분을 분당 이매촌 역에서 만나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안양농수산물시장에 도착하니 이제 겨우 9시..

 

너무 빨리 온 것 같지만 산행시간에 차라리 일찍 도착하여 여유롭게 커피한잔 하면서 같이

할 산우님들을 기다리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원래 집이 먼 사람이 항상 일찍 오는 법 ㅎㅎ

 

9시 30분..

아그봉님과 만정님이 양손에 무언가를 들고  오셨다. 복장으로 보아서는 같이 가시는 것은

아닌데?  허허...

정말 대단하신 분들!!!

 

설악산 무박산행가시는 산우님들을 위해서 차 한잔 드린다고 집에서 온수와 각종 茶류를 집

에서 준비해 오셨다.

 

10시 10분이 되어 안양농수산물센타에 모인 29명을 태우고 35인승 버스는 설악산으로 출발

했다.  마지막까지 사당동에 계시다는 산우 2분을 모시고 가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

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근래에는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하고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

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고, 내설악은 백담

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이중 오늘 우리가 산행할 공룡능선은 산악인들이 설악단풍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데 주저하

지 않는 곳이며  외설악의 암릉미가 동해와 화채릉의 짙푸른 사면과 어우러진데다 서쪽의

용아장성과 기암도 장관이다.

 

설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은 화채능선과 한계령, 권금성 일대, 장수대 계곡, 수렴동

계곡을 친다고 한다.

 

하지만 용아장성과 가야동계곡은 인명사고가 잦아 출입이 통제되는 구간 !!!!




- 설악산 공룡능선 개념도 -

 



설악동 주차장에서 조별로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나에게는 이러한 산방 문화도 사실은 처음이다.

 

백두대간 무박산행을 가면 항상 새벽 3시반경에 도착하자 마자 산행을 시작해서 오전 9시경

아침을 먹고 하산한 후 오후 4시경 늦은 점심을 매식으로 해결하곤 했다.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면서 느끼는 시장기는 행동식으로 해결...

 

아무래도 코펠과 버너 등등을 배낭에 넣어가야 하니 배낭 부피가 커지고 좀 번잡한 면은 있

지만 새벽에 간단하게 라면 먹고 산을 오르는 것도 싫지는 않다.

 

어디나 산방 문화가 약간은 다르니 ㅎㅎ

 

어둠속이라 정확히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체조교관님(오렌지님) 지도 아래 간단하게 몸을

풀고 신흥사 일주문 앞에서 단체사진 한장 남겼다.

 

어둠속을 한 20여분 정도 아스팔트길을 따라 가니 비선대에 도착하고 철다리를 지나니 삼

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천불동 방향이고 오른 쪽이 마등령을 오르는

길이다.

 

오늘 우리는 오른쪽 마등령으로 올라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시계 반대방향의 산행코스

이다.

 

비선대 상점을 출발 철다리를 건너 금강굴, 마등령 안내판에서 우측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을 오른다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워 보이지 않는데다 산길은 급경사면의 바위지대라 등산로를 구분하기

가 상당히 어렵고, 오르기도 힘들다. 

 

쌀쌀한 날씨때문에 세미방풍의를 입었는데 이제 서서이 몸에 땀이 배기 시작한다.

오늘 저의 역활은 후미...

 

어둠속에서 다행이 끊임없이 선두 다니엘님과 무전기로 교신하며 산행대오를 유지하면서 산행

을 한다.

이 새벽 이른 시간에도 우리 뿐만이 아니라 몽블랑 산악회 회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행을

하니 누가 우리 산우들인지 구분도 어려워 계속 "제 뒤에 평산모 있어요~~"라고 확인하면서 산

을 올랐다.

 

벌써 힘이 드나보다.

 

앞서가는 산우가 너덜지대에서 신발을 끌면서 돌을 차니 그 돌이 굴러 아래로 떨어져 몇번 위험

한 순간을 만든다.

 

자신은 힘이 들어 산을 오르느라 뒤에 오는 산우를 고려할 여유가 없겠지만 너덜지대를 오르면

낙석매우 위험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등산로일수록 군대에서 했던 정숙보행처럼 사뿐이 발을 들어 착지시키면서 산을 올

야 한다.

 


- 마등령 직전에 만난 일출 -

 

산행코스에는 금강굴이 있다고 했는데 사방이 어둠속이라 앞만 보고 가니 주변을 둘러볼

유가 없다.

10월 15일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 산행 때 이곳으로 하산할 예정이니 그때는 반드시 확인해보

아야 겠다.

 

이정표(비선대 2.5㎞-마등령 1.0㎞)를 조금 지나니 벌써 선두는 마등령 직전에 도달했

고  무전이 온다.  아마도 마등령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선두는 걸음을 재촉하는 듯하다.

 

후미에서 같이 산행하는 호호님이 자꾸만 먼저가라고 말씀하신다.

중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공룡능선 산행을 나선 호호님이 늦은 걸음 때문에 평촌아찌님

에게 먼저 가라고 자꾸만 손짓하지만 이러한 긴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두와

미가 길이 어긋나지 않도록 대오를 유지하는 것...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이와같은 산행대오가 유지 않되어 연락이 두절되거나 엉뚱한

로 들어서서 길을 잃어버려 곤란한 상황을 맞이했던 경우를 많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동해안에서 일출을 많이 보았다.

함백산에서, 덕항산에서, 두타산에서 그리고 선자령에서 등등....

 

태양이야 내일 또 뜨고 꼭 정상에서 보지 않아도 고산에서 여명을 밝히는 붉은 일출을 바

는 감동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것...

 

평촌아찌님이 일출이 디지탈카메라로 잡히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나는 운 좋게 한장

졌다.

 

고산 정상에서 여명을 밝히는 일출을 바라볼 때면 항상 세상사에 찌들어 이미 몸도 마음도

물들어 버린 나의 심신을 맑게 정화해주는 그런 기분이 든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이미 기성화된 세대이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은 세살박이 어린아이의 그런

눈빛이지 않을까??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는데, 바위사이로 흐르는 물(이정표-마등령 0.5㎞)이 있어 한잔

시고 식수를 채울까 했지만 , 단체 등반객(몽블랑산악회 등)이 줄을 서 있어 포기하고  미끄럽

고 경사가 급한 바위길을 힘겹게 오르니 마등령 정상이다. 

 


▲ 마등령(馬等嶺:1220m) :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태백산맥의

한 고개로, 설악산 대청봉(大靑峯)까지 공룡능선이라 부르는 암릉의 기점이다. 북쪽의 미시

령(彌矢嶺:826m), 남쪽의 한계령(寒溪嶺:1,004m)과 함께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주요 통로

였다. 지금은 북한강의 지류인 북천 백담계곡과 동해로 흐르는 천불동계곡의 비선대를 잇는

대표적 등산로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중심부이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청봉의 조망이 일

품이다.

 



마등령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선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선두는 마등령 정상에서 여명을 밝히는 일출을 보았는지 저마다 감동어린 얼굴들...

 

다소 피곤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실 마등령에서부터 시작하는 공룡능선은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10월 14일-15일 무박 2일 개인적으로는 대간길 설악산 구간을 다시 산행하는데 그 때는 오늘

산행하는 방향과 역방향으로 산행하게 된다.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을 거쳐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공룡능선 산행을 하고 이곳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선두가 먼저 출발을 하고 후미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공룡을 잡으러 출발했다.

07:00 쉽터에서 공룡능선을 향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설악의 자랑거리 두 개중  하나가  바로 공룡능선이다. 

공룡능선은  용아장성릉과 나란히  설악의 아름다움을  진수를  보여주는데 그  바위의 절경을

표현할 문 장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 ㅎㅎㅎ 정말 감동 그 자체...


- 공룡능선에서 바라본 서북쪽 방면 용아장성능선과 가야동계곡 능선 방향 -

 

1275봉과  나한봉그리고  신선대와 같은 빼어난 바위 봉우리가 빚어내는  기암의 아름다움

과 더불어 단풍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공룡능선. 공룡의  거대한 등뼈를 연상시키듯 험봉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

져 있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이다.   다들 그 절경에 입을 벌리고 전율한다. 

 

밝아 오는 여명 속의 마등령을 출발하여 오름길로 서니 큰 돌 버럭지대를 지나 나한봉(1,276m)

에 도착한 .   나한봉에서 이십분여를 가니 긴 침니구간인데 여기서부터 공룡능선과 마주쳐

오는 사람들과의 사투가 시작되는 곳이다. 

다행이 이른 시간이어서 인가 듣던 것 보다는 맞은 편에서 오는 이들이 없어 수훨 하게 지났

다. 이미 삼 각산, 관악산 등 산행을 하면서 우리 산우님들에게 이정도의 코스는 그리 힘든

코스 들이 아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다시  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공룡능선의 산길은 안부를 지나면 오르 내리막이 이어진다.

기암들이 장관을 이룬이  능선산행은 경치도 경치이지만 사람들과의 부딪힘도 대단하다

좁은 길을 한참을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그 기다림 속에서 또 다시 나타나는 새로운 전망들.

그 번잡한 단풍구경객들의 행렬은 무얼 그리도 보고 싶어 찾아 올까?

계곡을 넘어 올 때의 그 기막힌 전망 때문일까?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혀 온다.

가지각색의 현란한  색깔로 물들여진 그 단풍의 절정 속에 서있는 기암절벽의 모습은  우리

일행을  황홀하게 한다.



공룡능선은 화강암 봉우리들로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공룡능선의 가파른 등줄기는 수려한 경관이 밀접한 설악의  능선 중에서 최고다.

천화대와 일곱봉우리 칠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접해있고 설악골,

 




마등령1.7km,회운각대피소3.4km지점에 이르니 울산바위가 보인다.

1,275m봉에 나한봉을 출발한지 약 2시간만에 도착을 했다.

구기회님이 릿지를 해서 1,275봉에 올라 공룡알을 가져오겠노라고 하신다.

주변에서 손사례를 치며 체력이 떨어졌으니 바라만 보고 걍 가자고 말린다.

아마도 말리지 않았으면 허리도 안 좋으시다는 구기회님은 걍 올라가셨을 텐데 ㅎㅎ

여기부터 신선봉까지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가다보면 약3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계절이어서 그런지 오고가는 이들이 너무 많다.

한명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바위틈을 지나다 보니 십여명 줄을 서있는 곳도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8시간만에 신선봉(1,218m)(회운각대피소1.1km,마등령4.0km)

도착 하고  이제부터  산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이제 신선봉에서 하산하는길.

신선이 노닐며 유유자적하게 보냈을 것 같은 이 봉우리에서 문득 저멀리에 신성이 바위 틈

에서 단풍놀이 를 하며 장기라도 두고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감상도 잠시 슬슬 지겨워지고 피곤이 엄습해 온다.  

로프가 설치된 스랩구간을 지나니 회운각대피소로 올라가는 계단과 천불동계곡으로 내려

가는 계단길이 있는 무너미고개에 도착을 한다.(1,020m)

선두대장으로부터 희운각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한다고 무전연락이 온다.

 



도착하니 이미 선두로 도착한 산우님들이 각 조별로 점심식사를 하고 계신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식사준비를 하는데 ㅎㅎ 오늘의 산꾼 호호님의 중학교 2학년 아들이

털썩 주저 앉아버린다.  첫 산행 치고 20km이상의 긴 산행이니 아마도 힘들 것이다.

 

점심을 먹고 평소 잇몸이 좋지 않아 산에서는 금기인 것은 알지만 간단하게 양치도 하고 다

니엘 대장님 친구분이 직접 끓이시는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이제 다시 출발한다.

 

이제부터는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길...

선두에서부터 후미까지 인원파악을 하는데, 한분이 없다 ㅠㅠㅠ

선두를 출발시키고 희운각대피소를 다시 한번 뒤지고 간이화장실도 확인하고 하지만 없다.

 

다행히 선두 다니엘님으로부터 먼저 출발하신 그 산우님을 만났다는 연락이 왔다.

 

천불동 계곡...

천불동계곡은 설악의 계곡 가운데 가장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골짜기로

오련폭,  천당폭포, 문호담, 이호담 등의 많은 폭포와 담소(潭沼)를 거느리고 있다.

천불동계곡은 백담~수렴동~구곡담계곡과 더불어 가장 긴 계곡이다.

 

예전에는  “문닫이골이”라 불렸던 천불동은 예전 함부로 들어섰다가는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 로 험난했 던 곳이다. 감히 접근하기 조차 어려운 곳이다.

 

천불동계곡은 골 초입의 비선대에서부터 문수담, 귀면암, 오련폭, 천당폭 등 협곡속에

수많은 비경들이 펼쳐져 있는 데다 토막골, 잦은바위골, 설악골. 칠성골. 용소골. 건천

골, 염주골대청봉에서 흘러내린 죽음의 계곡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계곡이 만날 때마

다 웅장함을 과시하는 골짜기인 것이다.

 



오련폭포 전에서 늦게 출발해서 다시 후미를 따라 잡았다.

계속 하산하는데 선두에서 무전이 온다. 적당한 곳에서 탁족을 하고 간단다...

탁족이라... 설악산 천불동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로 탁족을... 신선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뭐 사실 마음같아서야 알탕을 하고 싶지만 ... 그러나 그것도 잠깐뿐..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엄습하는 그 냉기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겨우 발을 담근지 10초도 못 버티고 발을 빼

야 했다.

알탕은 도저히 ㅋㅋㅋ  얼어버리면 큰일이지 ㅎㅎ

 



너무도 아름다운 천불동 계곡...

정말 그 웅장함과 섬세한 아름다움에 힘든 줄 모른다. 저마다 탄성을 연발하는 한폭의 동양

화가 연이어 우리를 반긴다.


산행들머리였던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으로 가는 길...

선두는 신흥사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온다.

 

후미에서 가는 나와 호호님 그리고 호호님 아들 이 세명은 터벅터벅 이제 말 그대로의 트래

킹(trekking)을 한다.

비록 몸은 피곤하겠지만 중학교 2학년인 저 어린 산꾼은 아마도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스스

로 해 내었다는 자심감에 너무도 행복할 것이다.

 

4시가 훨 넘어버렸다는 이야기에 갑자기 정신이 확 든다. 아까 족탕을 할 때 놀부님이 시간을

봐서 오후 4시까지 하산을 완료하면 대포항으로 가서 회를 먹자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휴~~ 좀 늦었네ㅠㅠㅠ

갑자가 호호님이 발걸음을 재촉하시고 오렌지님도 마찬가지이다.

 

소공원 주차장에 차량들이 너무 많아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긴 13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대포항으로 향하는 길...

저마다의 얼굴에는 무언가 이루었다는 성취감에 행복해 한다.

저마다 피곤하지만 얼굴에 미소가 가시지 않는 것은 오늘 공룡능선에서 저 마다의 공룡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2주 후면 다시 백두대간길에서 이 공룡능선을 찾겠지만 그 때는 어떤 감상이

나를 사로 잡을지 벌써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좋은 산행 기획하고 준비하신 메트로칸님, 선두대장 다니엘님 그리고 함께 추억

을 만드신 산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후기를 마친다.

 

10월 14-15(무박2일)일에 개인적으로는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한계령-대청봉-희운각-공룡

능선-마등령-설악동) 산행이 계획되어 있다.

아마도 그 때에는 이번 산행이 큰 도움이 되어 보다 더 충실한 산행기록을 남길 수 있지 않을

까 기대 한다.

출처 : 평촌산사랑모임
글쓴이 : 너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