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그리고 영상/아름다운 글 (51)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 오는 날의 기도 / 양광모 ♣ 비오는 날의 기도 ♣ - 글 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 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주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 이 세상 떠나는 날 하늘 높이 무지개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눈오는 겨울바다 / 구미리내 ♣ 눈 오는 겨울바다 ♣ - 글 구미리내 눈오는 겨울바다로 가자. 흰 눈이 바다에 높이 쌓이면 그때 돌아오자. 조금은 허전하고 조금은 그립겠지만 차가워져 가는 세월을 위해 눈이 쌓이기 전엔 돌아오지 말자. 마지막 만남이라도 좋고 영원한 안녕이라 해도 좋다. 그리워할 모든 이들에게 가벼운 웃음을 짓고 눈오는 겨울바다로 가자. 선자령을 오르며 / 공석진 ♣ 선자령을 오르며 ♣ - 글 공석진 '한번 가 보시오!' 덜덜 치를 떠는 계곡물이 우려(憂廬)하며 급하게 하산하였다 칼로 베이는 서걱임쯤이야 볼이 떨어져 나가듯 절단된 삶의 군더더기 한발 한발 유기시키는데 아, 천국의 문지기! 세상 풍파 동장군에 대항하다 삭풍에 입 돌아간 풍차 덩치 크다 몸 성하랴 하얗게 벗은 아랫도리가 시렸다 삽시에 하늘 정원 발을 딛고서 절정의 반전에 환호하는 내게 길목 지키고 선 선자(仙子) '어서 와 내 등을 밟으시오!' 갈채를 보냈다 겨울편지 / 이해인 ♣ 겨울 편지 ♣ - 글 이해인 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 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오는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본다. 만추 / 나태주 ♣ 만추 ♣ - 글 나태주 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너에게 / 정호승 ♣ 너에게 ♣ - 글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호수 / 문정희 ♣ 호수 ♣ - 글 문정희 이제야 알겠네 당신 왜 홀로 있는지를 손에는 검버섯 피고 눈 밑에 산 그림자 밀려온 후에야 손과 손이 뜨거이 닿아 한 송이 꽃을 피우고 봄에도 여름에도 강물 소리 가득하던 우리 사이 벅차오르던 숨결로 눈 맞추던 사랑 이제 호수 되어 먼 모랫벌로 밀려가 버린 것을 이제야 알겠네 물이 된 지금에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 글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 이전 1 2 3 4 5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