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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그리고 영상/아름다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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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윤보영 영상음악 꽃 - 글 윤보영 꽃이 너라고 생각하니 세상에 안 예쁜 꽃이 없다 꽃이 너라고 생각하니 세상에 미운 꽃도 없다
고독 / 문정희 영상음악 고독 - 글 문정희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나 모르겠다.
커피 가는 시간 / 문정희 영상음악 커피 가는 시간 - 글 문정희 아직도 쓸데없는 것만 사랑하고 있어요 가령 노래라든가 그리움 같은 것 상처와 빗방울을 그리고 가을을 사랑하고 있어요, 어머니 아직도 시를 쓰고 있어요 밥보다 시커먼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몇 권의 책을 끼고 잠들며 직업보다 떠돌기를 더 좋아하고 있어요 바람 속에 서 있는 소나무와 홀로 가는 별과 사막을 미친 폭풍우를 사랑하고 있어요 전쟁터나 하수구에 돈이 있다는 것쯤 알긴 하지만 그래서 친구 중엔 도회로 떠나 하수구에 손을 넣고 허우적대기도 하지만 단 한 구절의 성경도 단 한 소절의 반야심경도 못 외는 사람들이 성자처럼 흰옷을 입고 땅 파며 살고 있는 고향 같은 나라를 그리며 오늘도 마른 흙을 갈고 있어요, 어머니
바닷가에서 / 오세영 영상음악 바닷가에서 - 글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비 / 윤보영 영상음악 비 - 윤보영 빗소리가 잠을 깨웠습니다 잠든 사이 혼자 내리다 심심했던지 유리창을 두드렸습니다 잠깨운게 미안한지 그대 생각도 깨웠습니다 여전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내 안에는 그리움이 쏟아집니다 참 많이 보고싶은 그대가 주인인 새벽입니다
비 / 이정하 영상음악 비 - 이정하 그대 소나기 같은 사람이여 슬쩍 지나쳐 놓고 다른데로 가 있으니 나는 어쩌란 말이냐 이미 내몸은 흠뻑 젖었는데 그대 가랑비 같은 사람이여 오지 않은 듯 다가와 모른 척하니 나는 어쩌란 말이냐 이미 내 마음까지 젖어 있는데
그곳에 눈물의 섬이 있다 / 이재현 영상음악 그곳에 눈물의 섬이 있다 - 글 이재현 진작 풀어놓은 그리움이라 할까 낡고 작은 배 하나가 호수를 끌고 온다 이빨을 딱딱 부대며 끌려오는 것들은 모두 희다 호수를 내려다보던 나무와 풀꽃과 작은 바위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친 슬픈 부리의 붉은댕기물떼새 내 가슴은 온통 영혼이 흰 것들로 꽉 찬다 나는 삿대 잃은 목선 그대의 꿈자리에서 항로를 잃는다 그대 창에 닿지 못한 내 발길이 쓰러지는 곳 밤새 절룩이며 달려 온 내 꿈도 하얗다 그대 기다림이 다하는 끄트머리로 서서 더 이상 끌려오지 못한 호수를 쏟아 부어놓고 눈물 같은 섬 하나 띄워 둔다
눈꽃 / 김대식 영상음악 눈 꽃 - 글 김대식 꽃만 꽃이 아니더라 눈꽃도 꽃이더라 추운 겨울에도 앙상한 겨울나무 하얗게 눈부신 눈꽃을 피우더라 온 산이 꽃으로 물든 꽃피는 봄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더라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으로 가득한 가을 산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더라 잎 떨어져 벌거벗은 겨울산에도 온 산이 하얗게 나무마다 눈꽃 피어 수정처럼 반짝이며 눈부시게 빛나더라